아이돌이 아이돌에게 전하는 '위로' 담긴 가사 3곡 (ft.슈가·아이유·이하이)

2023-04-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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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메시지 전하는 노래 가사 3
슈가 “신곡 'Snooze', 후배들에게...”

기사 참고용 자료 사진. 아이돌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 KBS2 '뮤직뱅크'
기사 참고용 자료 사진. 아이돌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 KBS2 '뮤직뱅크'

아이돌 문화의 활성화는 2000년대 초반부터 약 20년간, 더 거슬러 올라가 1990년대부터 생각하면 약 30년 이상 현재진행형이다. 30년간 쏟아진 수많은 아이돌은 문화를 이끌고, 새로운 문화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가 문화의 아이콘이 되진 못했다. 소위 말해 '거기서 거기'가 되지 않기 위해 아이돌은 매번 새로움을 좇고 대중의 평가를 기다린다. 아이돌의 숙명이라면 숙명이고 고충이라면 고충이다.

아이돌은 빛나는 조명 아래에서 화려하게 꾸민 모습으로 대중에게 가장 밝고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주려고 애쓴다. 때론 개인의 아픔이나 슬픔을 다독일 여력이 없을 때도 있다. 누구보다 화려한 인생처럼 보이는 그들에게 그늘은 사치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지만, '나'까지 그럴 필요는 없는 법이다. 모든 사람이 당신이 벅차다고 말하는 게, 독특하다고 말하는 게, 한숨만 나온다고 말하는 게 사치에 불과하다고 말하더라도 적어도 스스로는 벅찰 수 있고, 유별날 수 있고, 한숨 좀 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힘들고 지쳐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말을 전하는 곡이 수없이 많지만, 특별히 어린 나이에 이유 없는 사랑과 이유 없는 비난을 동시에 받는 아이돌에게 더 와닿을 수 있는 노래 가사 세 곡을 꼽아봤다. 세 곡 모두 아이돌로 활동하는 이들이 직접 썼다는 것도 특징이다.

1. 방탄소년단(BTS) 슈가 - Snooze

유튜브 '이지금 [IU Official]'
유튜브 '이지금 [IU Official]'

방탄소년단(BTS) 슈가는 21일 첫 공식 솔로 음반 'D-데이(D-DAY)'를 발표했다. 앨범 전곡의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을 도맡은 슈가는 이번 앨범을 통해 지나치게 빠르고 방대한 정보가 넘쳐 흐르는 시대에 '나'와 '지금'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슈가는 '아이유의 팔레트'에 출연해 앨범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아이유가 앨범 수록곡인 'Snooze(스누즈)'를 언급하자, 그는 "아이돌 연예계 생활하면서 저는 회사에 아이돌 선배가 없었다. 미국에 처음 갔던 순간도 그렇고, 1위를 처음 했을 때도 그렇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받은 적 없다. 나, 우리를 보면서 꿈을 꾸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아이유는 "어쩌면 '슈가가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인가?' 생각했다. 스스로 다독이는 모습처럼도 보여서 위로받고 공감됐다"라고 감상을 전했다. 슈가는 "연예계뿐만 아니라 사실 20, 30대 청춘들에게 가혹한 시대란 생각이 든다. 그런 (메시지를 전하는) 음악 내면서 저도 위로를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슈가의 'Snooze' 가사를 보면 그가 연예계 선후배, 동료들에게 자신은 듣지 못했던 조언, 위로를 건네고 싶던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그의 설명대로 연예계뿐만 아니라 이 시대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도 있다.

슈가 - Snooze 가사
슈가 - Snooze 가사

2. 아이유 - Celebrity

EDAM엔터테인먼트
EDAM엔터테인먼트

누구보다 독특하고 끼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아이돌 판에서 "너의 별난 모습은 별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별 같은 사람이어서 그렇다"라는 말이 필요하다. 이 말 역시 꼭 연예계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아이유가 2021년 발표한 'Celebrity'의 가사가 떠오른다. 아이유는 이 곡에 대해 "나의 '별난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적으며 시작했던 가사지만 작업을 하다 보니 나의 얘기이기도 하다는 걸 깨달았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내가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소외감을 느껴본 적 있을 테니까. 내 친구를 포함해 투박하고도 유일하게 태어난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라고 소개했다.

아이유 - Celebrity 가사
아이유 - Celebrity 가사

3. 이하이 - 한숨

2018 골든디스크 어워즈 당시 '한숨' 부르다고 눈물 보인 이하이 / JTBC
2018 골든디스크 어워즈 당시 '한숨' 부르다고 눈물 보인 이하이 / JTBC

2016년 3월 발매된 이하이의 '한숨'은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이자 먼저 세상을 등지고 떠난 종현이 작사·작곡한 노래다. 그는 이 곡으로 세상에 지친 이들에게 "당신의 한숨, 내가 안아줄게요"라며 위로를 건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 한 시상식에서 이하이는 이 곡을 부르면서 눈물을 보였다. 무대를 보던 동료 아이돌 가수 중에도 눈물을 보이는 이들이 다수 보였다. 종현을 추모하는 마음과 더불어 그가 어떤 마음으로 이 곡을 썼는지 동료들에게는 더 와닿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하이 - 한숨 가사
이하이 - 한숨 가사

끝으로 2018 골든디스크 어워즈에서 가수 아이유가 디지털 음원 대상을 받고 전한 수상 소감의 일부를 전한다. 그의 말대로 '정말 없었으면 하는 일들'은 또다시 없었으면 한다.

"기쁠 때 기쁘고, 슬플 때 울고, 배고프면 힘없고, 아프면 능률이 떨어지고, 그런 자연스러운 일들이 자연스럽게 내색 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저희 아티스트분들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일을 하시는 분들인 만큼 뭐 프로의식도 좋고 다 좋지만, 사람으로서 먼저 스스로 돌보고 다독이고 내색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더 병들고 아파하시는 일이 없었으면, 진심으로 없었으면, 정말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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