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안고갈 짐” '학폭' 용서 받은 김유성, 이승엽 감독 조언은 따끔했다
2023-04-2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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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피해자와 합의한 두산 베어스 투수 김유성
1군 승격에 대해 코멘트 남긴 이승엽 갑독
학교 폭력으로 논란이 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이하 두산) 투수 김유성(21)이 합의에 성공했다.

두산 구단은 "학폭 논란이 있던 김유성이 피해자인 후배와 합의했다"라고 지난 21일 공식 발표했다.
김유성은 내동중학교 시절인 2017년 엘리베이터에서 야구부 후배에게 폭행을 가해 교내 처벌과 사회봉사 처분을 받았다. 2020년 프로야구 드래프트 당시 이 문제로 논란이 불거지자 NC 다이노스는 지명을 철회했다. 이후 고려대학교로 진학한 김유성은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 재참가해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이승엽(46) 두산 감독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김유성의 향후 출전에 대해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게 어렵다"라며 "김유성의 콜업(1군 승격) 시기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지난해 10월 두산 구단 사령탑으로 취임한 뒤 '김유성이 피해자에게 용서받기 전에는 1군에 올리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어 그는 "상대방과 모든 게 원만히 해결되는 것이 1군 무대에서 뛰는 전제 조건이었다"며 "평생 갖고 가야 할 짐이지만, 일단 용서를 받고 화해했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목표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군에서 어느 정도 피칭하는지 보고도 받으면서 (1군에서) 쓸 타이밍을 조금씩 잡아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며 "1군 상황, 김유성의 컨디션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감독은 "(김유성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어떤 사람, 선수가 될 지 본인에게 달렸다"며 "더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한 과정을 거쳐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아직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는데 굉장히 소심했고 당당한 모습은 아니었다"라며 "마음의 짐은 항상 가지고 있겠지만 야구장에서는 동료들과 잘 지내고 상대 팀을 이긴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역 시절 야구 국가 대표팀과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였지만, 언제나 타의 모범이었던 이 감독의 말이기에 더 울림이 깊었다.
한편 김유성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있다. 그는 올 시즌 2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3.72를 올렸다. 9⅔이닝 동안 6피안타 6볼넷 12탈삼진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