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어른 있어요?” 물으면 “아니요”...2030세대 성인 자각 늦어지는 이유는?

2023-04-2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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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성인 인정하면서도 “어른은 아니예요”
“청년 취업과 경제자립이 어려워진 데 따른 현상”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에 어른 있어요? 하면 안계시는데요 하는 성인들'이라는 제목의 짤막한 글이 올라왔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 올라온 트위터 게시물.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 올라온 트위터 게시물.

그런데 네티즌들 반응이 의외로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댓글을 올린 네티즌들은 대다수 2030으로, 한결같이 '나도 그런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자신이 성인은 맞지만 어른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머릿속 생각이다.

댓글에는 "아…아기 있어도 아직도 그래요" "전 애 낳았는데도 아직도 제가 애 같아요" "나는 어른은 아닌 걸요...응애" "집에 엄마가 없어서요 라고 말하는 25세" "저는 성인일 뿐 어른은 아닌 걸요" "어른이랑 성인은 다르잖아요" "회사에서는 대리지만 집에 가선 엄마 앞에서 빵댕이 들이밀면서 춤춥니다" "전 어제도 그렇게 답했습니다" "저만 그런게 아니군요" "혼자 살지만 저는 응애니까요" "29살 울언니도 아직 어른 없는데여 해요" "전 응애에여. 심지어 첫째 딸임" "서른살 아니세요? 하며 당황해하던 상담원분 생각나네요" "집에 어른 오시면 전해주세요 라고 하셔서 녜엥 대답한 스물아홉" 등의 반응이 주류였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컷. / aomas, 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컷. / aomas, shutterstock.com

2030세대의 이런 반응이 나오는 연유는 무얼까?

이와 관련,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내놓은 분석이 설득력을 준다.

그는 최근 열린 포럼에서 "청년 취업과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지면서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가 갈수록 길어진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한국 청년층이 스스로를 성인으로 인지하는 시기가 점차 늦어지고, 결혼·출산 연령이 올라가면서 저출산 현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컷 / Mike_shots, shutterstock.com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컷 / Mike_shots, shutterstock.com

그는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기간이 지난 1990년도와 비교해 대략 5년 정도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자신을 성인 또는 어른으로 인지하는 시기가 그만큼 늦어진다는 얘기다.

그는 자체 조사를 인용해 ‘얼마나 자주 성인이 됐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 ‘자주 느낌’ ‘항상 느낌’이 절반을 넘기는 지점은 만 28세(1994년 출생) 정도라고 설명했다.

만 30세(92년생)만 살펴봤을 때 자주 또는 항상 성인이 됐다고 느끼는 비율은 각각 16%와 40%였다. 가끔 느낀다거나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비율은 각각 39%와 5%였다.

성인 이행기에 있는 이들이 느끼는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반응이다.

연구원이 성인 이행기에 있는 청년(18~34세)을 대상으로 한 자체 조사 결과,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016년 56%에서 2021년 39.1%로 줄었다.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54%에서 37.2%로 감소했다.

home 정병수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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