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커지자… 워싱턴포스트 기자, 윤 대통령 인터뷰 녹취록 전격 공개 (사진)

2023-04-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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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오역 때문에 발생”… 기자 “그래? 그럼 녹음파일 공개할게”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25일 미국 워싱턴 공항에 도착했다. / 이하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25일 미국 워싱턴 공항에 도착했다. / 이하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에서 내놓은 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국민의힘이 인터뷰 번역 과정에서 주어가 빠져서 혼동이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을 인터뷰한 기자가 녹취를 공개해 국민의힘을 머쓱해지게 만들었다.

윤 대통령은 24일자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경험했지만 전쟁을 치른 국가들이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자 야권은 일본 총리의 입에서나 나올 만한 발언이라면서 윤 대통령의 역사 인식을 맹비판하고 나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5일 원내정책회의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일본 총리의 말인 줄 착각하고도 남을 만큼 매우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을 (윤 대통령이) 드러냈다”면서 “오욕의 과거사를 미화하며 반성하지 않는 일본한테 지울 수 없는 역사를 팔아 우리의 미래를 살 수 없다”고 했다. 김민석 정책위원회 의장은 “사죄로 유럽의 협력을 이끈 독일과 과거 부정으로 동북아의 갈등을 재생산하는 일본의 차이도 구별 못 하는 상식부족 망언 ”이라면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맞는다고 느껴지는 세상이 됐다”고 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별도 설명자료를 발표해 윤 대통령이 "지금 유럽에서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다.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인터뷰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주어가 빠져서 혼동이 생긴 것’이란 취지의 주장을 연이어 내놨다. “받아들일 수 없다”의 주체가 일본이란 것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발표해 "대통령실이 공개한 한국어 인터뷰를 보면 윤 대통령은 유럽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조하며 주어를 생략한 채 해당 문장을 사용했다"며 "'무조건 안 된다. 무릎 꿇으라고 하는 것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로 해석해야 한다. 바로 뒤에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고 말한 것을 보면 이것이 상식적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번엔 윤 대통령을 인터뷰한 기자가 나섰다. 한국계 미국인인 미셸 예희 리 WP 기자는 이날 트위터에 “오역이라는 문제 제기가 있어 녹음 파일을 교차 검증했다. 한마디 한마디 문자 그대로(word-by-word) 올린다”란 글을 올리고선 윤 대통령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했다. 리 기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미셸 예희 리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올린 트윗.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내어 “이게 무슨 국제 망신인가. 방미 일정을 시작하기도 전에 사고나 치고 거짓말로 응수하다가 이제는 그 거짓말도 들통나 버렸다. 이쯤 되면 대통령의 평소 역사 인식이 친일 사관으로 굳어 있다고 봐야 한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뭐라고 변명과 억지를 늘어놓아도 윤 대통령의 친일 본색을 더 이상 숨길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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