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퀸 클레오파트라' 흑인 캐스팅 논란, 문제는 따로 있었다
2023-05-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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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현지서 반발 나온 '퀸 클레오파트라'
곽 소장 “넷플릭스의 묘사는 정확하지 않다”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퀸 클레오파트라'의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곽 소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클레오파트라가 실제 흑인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전혀 없다고 말해도 큰 무리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곽 소장은 "넷플릭스의 묘사는 정확하지 않다. 이 작품은 아마도 아프로센트리즘에 경도된 상태로 만들어졌거나, 정치적 올바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고 한 목적으로 갖고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렇기에 비판받고, 더 나아가 비난까지 받아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클레오파트라가 흑인 혼혈일 가능성은 전혀 없지는 않다. 이를테면 클레오파트라의 모계 쪽 조상들 가운데 한 명 정도는, 혹은 몇 명 정도는 아프리카 출신일 수도 있다"며 "정황상 그렇다는 것이고 확정적 물증은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클레오파트라의 무덤이 발견되길 기대한다. '타포시리스 마그나'라는 프톨레마이오스 시대 유적에서 진행되고 있는 고고학 조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고학적 판단은 대부분 두루뭉술하게 이뤄진다. 대체로 자료가 매우 부족한 상태로 연구가 진행되기 때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고고학적-고대사적 판단을 아주 단정적으로 내리는 이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완벽한 물증을 갖고 이루어지는 주장인 경우도 있으나,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발언이거나 애초부터 말하는 사람이 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라고 마무리했다.

넷플릭스는 최근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퀸 클레오파트라' 예고편을 공개했다. 그런데 그리스 계통 왕조(프톨레마이오스)를 이어받은 클레오파트라가 흑인으로 묘사돼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
'퀸 클레오파트라'를 접한 이집트 최고유물위원회 무스타파 와지리 사무총장은 지난달 공식 성명을 통해 "클레오파트라의 피부색이 밝고 그리스계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이라며 "이집트 역사에 대한 조작이며 명백한 역사적 오해"라고 지적했다.
또 "내 의견이' 인종주의(인종차별주의)'에 기반을 두지 않았다. 이집트 고대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클레오파트라 여왕의 역사를 제대로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