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사자 '룬키토', 가뭄에 굶주려 민가 침입했다가 비참하게 사살당했다
2023-05-1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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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남부 한 민가서 가축 잡아먹다가 사살당해
가뭄으로 야생서 먹잇감 찾을 수 없자 민가 침입
세계 최고령 야생 사자가 민가에 침입했다가 사살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3일(현지 시각) BBC에 따르면 케냐 당국은 세계 최고령 야생 사자로 추정되는 룬키토가 최근 사살됐다고 밝혔다.
19세이던 룬키토는 아프리카 케냐 남부의 한 민가에서 가축을 잡아먹다가 사살됐다. 이 마을은 룬키토가 살던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과 접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케냐 야생동물청(KWS) 대변인 폴 지나로는 BBC와 인터뷰에서 룬키토가 야생에서 먹이를 찾을 수 없자 마을에 침입해 가축을 잡아먹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룬키토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사자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매우 늙었다"라고 말했다.
마사이족이 운영하는 라이언 가디언즈는 룬키토에 대해 "우리 생태계와 아프리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수컷 사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라이온 가디언즈는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사자 개체 수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뭄으로 사냥이 더 어려워지면서 인간과 사자 사이의 갈등이 증가했다. 절망에 빠진 사자들은 종종 가축을 사냥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람과 사자 모두에게 힘든 상황"이라며 룬키토를 추모했다.
야생동물 보호론자이자 와일드라이프다이렉트의 최고경영자 폴라 카훔부는 이번 일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갈등의 한계점이다. 멸종 위기에 처한 사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했다.
세계 야생 동물 연맹에 따르면 거의 모든 사자는 아프리카에 살고 있으며 소수의 개체만 인도에 살고 있다. 사자의 평균 수명은 야생에서 약 1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