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서 전격적으로 잘린 수베로 감독… 잔여 연봉, 이렇게 된다

2023-05-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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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 시 잔여 급여 수령…단 제한이 있다
'잘려도 나쁘지 않은데?' 감독 경질 위약금

수베로 전 한화 이글스 감독 / 뉴스1
수베로 전 한화 이글스 감독 / 뉴스1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령탑을 전격 교체했다. 카를로스 수베로(51·베네수엘라) 감독과 계약을 중도에 끊고 최원호(50) 퓨처스(2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2021년부터 한화를 이끈 수베로 감독은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석연찮은 교체 과정과 별개로 궁금증이 남는 것은 수베로 감독의 잔여 연봉 처리 문제다.

연봉을 포함 수베로 감독이 구단과 맺은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상호 합의로 비공개다. 중도 퇴진 시 급여 지급 여부에 관해 정한 게 있다면 그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그런데 정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

감독 및 외국인 선수의 중도 퇴진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구단의 일방적 경질과 당사자의 자진 사퇴다. 둘 중 어디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잔여 급여 문제가 완전히 달라진다.

SNS를 통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하는 수베로 전 한화 감독 / 수베로 전 감독 인스타그램
SNS를 통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하는 수베로 전 한화 감독 / 수베로 전 감독 인스타그램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대표변호사에 따르면 만약 수베로가 자진 사퇴했다면 구단은 그에게 잔여기간에 해당하는 급여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번에 한화 구단은 수베로에게 일방적으로 경질을 통보했다. 따라서 수베로가 더 이상 한국에서 한화 감독직을 수행하지 않더라도, 한화 구단은 잔여 계약 기간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경질된 감독은 잔여 계약 기간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제한이 있다. 다른 일자리를 구한 경우다.

선동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 / 뉴스1
선동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 / 뉴스1

과거 선동열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와 5년 계약을 체결했지만 한 시즌을 마친 후 경질됐다. 따라서 원칙상 4년 동안의 급여를 다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선 감독은 1년 만에 기아 타이거즈 감독으로 이동했고, 그에게 1년 급여를 줬던 삼성은 이후의 지급 책임을 면하게 됐다.

이처럼 해임된 감독은 당초 계약 기간 만료 전에 재취업할 수 있으므로 잔여 연봉을 매월 나눠 지급하지만, 몇 년 치 잔여 연봉을 한꺼번에 수령한 케이스도 있었다. 구단이 해당 감독의 재취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퇴직금 조로 잔여 연봉을 한번에 지급한 것이었다.

그런데 일부 감독은 계약 체결 시 잔여 연봉 대신 해임 위약금을 설정하기도 한다. 이는 구단에게 큰 부담이다. 막대한 위약금이 무서워 제때 경질하지 못하기도 한다.

구단이 이런 불리한 조항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쉽게 데려오기 어려운 인기 감독들이 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유럽 프로축구처럼 상대적으로 감독의 비중이 큰 스포츠의 경우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진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2016년부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팀 첼시를 지휘하며 부임 시즌에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8년 여름 선수와의 불화, 성적 부진 등 이유로 경질됐다. 이때 첼시는 콘테 감독에게 무려 2620만 파운드(약 414억원)의 위약금을 주며 이별했다.

2016년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에 앉은 조세 무리뉴 감독은 부진한 성적으로 2018년 12월 경질됐다. 소속 팀은 그에게 1960만 파운드(약 309억원)의 위약금을 쏘아야 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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