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와 작가까지 모두 연행”… 모두가 충격에 휩싸였던 최악의 생방송 사고
2023-05-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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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MBC '음악캠프' 도중 발생한 방송 사고
권재영 PD “당사자들 마약 조사까지 받았다”
'불후의 명곡' '뮤직뱅크' 등 음악 프로그램을 연출한 권재영 PD가 '카우치 사건'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2005년 방송 3사(KBS, MBC, SBS)의 생방송 체계를 통째로 바꿔버린 사건이 있었다. 일명 '카우치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당시 MBC 간판 음악 방송이었던 '음악캠프' 생방송 도중 밴드 카우치 멤버 한 명과 스파이키 브랫츠 멤버 한 명이 갑자기 하의와 속옷을 벗어 자신의 하반신을 그대로 노출한 사건이다. 당시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KBS 2TV '불후의 명곡' '뮤직뱅크' 등 각종 음악 프로그램 연출을 맡았던 권재영 PD는 "'카우치 사건'으로 인해 현재 생방송 시스템이 일반적으로 5초~10초, 많게는 5분가량 딜레이를 가지게 됐다. 늘 사고에 대비해 여분의 화면을 준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권 PD는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권PD의 아름다운 구설'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음악캠프' 작가가 현재 제 와이프다. 저는 집에 있었는데 아내에게 '뭐 됐다'라고 문자가 왔다"라며 "제가 듣기로는 사고 직후 제작진이 이들을 무대에서 끌어내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사자뿐 아니라 담당 PD와 작가까지 참고인으로 경찰서에 연행됐다. 당사자들은 마약 조사까지 받았는데 모두 음성이 나왔다. 맨정신에서 저지른 일이라는 게 더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카우치 사건'으로 인해 인디밴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초토화됐다. 10년 이상 퇴보했다고 본다"라며 "인디밴드는 사실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뿌리였다. 그런데 이 사건으로 무너지면서 상대적으로 올라온 음악 장르가 힙합이다"라고 부연했다.

당시 '음악캠프'는 평소 음악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는 '이 노래 좋은가요'라는 코너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밴드 럭스가 해당 코너에 초청됐고 럭스는 자신과 친한 인디 밴드(카우치, 스파이키 브랫츠 등)를 다수 불러 무대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럭스 멤버 원종희는 2021년 유튜브 채널 'Jonny RucKus One'을 통해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이 사건을 보고 민폐를 끼쳤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맞다. 욕해도 싸고 욕먹어 마땅하다. 나한테 욕하면 된다"고 털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