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긴급대피 문자에… 한성대생, 엄마 업고 지하철역까지 달렸다

2023-05-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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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 준비하란 건지, 대피하란 건지… 서울시의 황당한 문자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한 대학생이 서울시가 31일 발송한 경계경보를 보고 깜짝 놀라 어머니를 업고 지하철역까지 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31일 오전 6시 41분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란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해당 문자는 출근을 준비하던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확인하려는 시민들이 일제히 포털사이트에 몰려들면서 네이버 모바일 버전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문자 내용도 황당했다.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내용과 우선 대피하란 내용을 동시에 넣어 시민들을 우왕좌왕하게 만들었다.

행정안전부가 오전 7시 3분 '오전 6시 41분 서울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는 재난문자를 발송하고서야 시민들의 불안감이 가라앉았다.

문자를 접한 시민들 중 일부는 실제로 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한 한성대 학생은 이날 오전 6시 47분 한성대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나 죽는 줄 알고 엄마 들쳐업고 지하철역에 왔다”라고 말했다. 다른 재학생이 “그 사이에 역까지 달려갔어? 대단하다”라고 말하자 글쓴이는 “그냥 너무 놀라서 당장 진짜로 전쟁이 나는 줄 알았다. 엄마만 감동했다”라고 답했다.

한 한성대 학생이 에브리타임에 올린 게시물.
한 한성대 학생이 에브리타임에 올린 게시물.

황당한 것은 서울시가 이날 오전 7시 25분 '서울시 전지역 경계경보 해제되었음을 알린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바란다'란 안전 안내 문자를 보냈다는 점이다. ‘해제’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대피 준비령이 오발령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한 누리꾼은 “재난문자라면 신속하고 정확하고 신중했어야 한다”라면서 “신속, 정확, 신중 어느 하나 잘한 게 없다”라고 지적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오전 6시 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으로 발사한 우주발사체는 비정상적 비행으로 어청도 서방 200여km 해상에 낙하했다.

북한이 '우주 발사체'를 발사한 31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29분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 '북한 주장의 우주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했지만, 비정상적 비행으로 어청도 서쪽 방향 200여㎞ 해상에 낙하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 뉴스1
북한이 '우주 발사체'를 발사한 31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29분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 '북한 주장의 우주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했지만, 비정상적 비행으로 어청도 서쪽 방향 200여㎞ 해상에 낙하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