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어공주'는 망해야 한다” 대놓고 독설 날린 한국인 영화감독

2023-05-3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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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과도한 PC주의·블랙워싱 논란
장규성 감독 “안일하게 만든 영화, 망해야”

개봉 전부터 캐스팅으로 논란을 빚은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가 베일을 벗은 가운데 장규성 감독이 "이 영화는 망해야 한다"고 혹평했다.

지난 25일 개봉한 '인어공주'는 늘 바다 너머의 세상을 꿈꾸던 모험심 가득한 인어공주 에리얼이 조난당한 에릭 왕자를 구하며 사랑에 빠지고, 자기 마음의 소리를 따라 금지된 인간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험을 그린 디즈니 실사 뮤지컬 영화.

영화 인어공주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인어공주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1989년 개봉 이후 약 34년 만에 디즈니 실사 뮤지컬 영화로 돌아온 만큼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흰 피부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원작 속 주인공과 달리 레게 머리를 한 흑인 가수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되면서 블랙워싱 논란이 일었다.

블랙워싱이란 할리우드 등 서양 주류 영화계에서 무조건 백인 배우를 기용하는 관행인 화이트워싱을 비꼬는 말이다. 인종적 다양성을 추구한다며 작품에 흑인 등 유색인종을 무조건 등장시키는 추세를 조롱하는 의미가 담겼다.

일각에서는 원작을 훼손하는 과도한 PC주의(정치적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라는 반발과 함께 영화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이어지기도 했다.

롭 마샬 감독은 "유색인종이라서 캐스팅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 속 개봉한 '인어공주'는 개봉 첫날 관람객 평점 1.96점에 그쳤다.

장규성 감독-라이너 / 유튜브 매불쇼
장규성 감독-라이너 / 유튜브 매불쇼

이와 관련해 '선생 김봉두', '나는 왕이로소이다', '바람 바람 바람' 등을 연출한 장규성 감독은 "디즈니뿐만 아니라 할리우드가 최선을 다 안 한다고 생각했다. 대충 이렇게 하면 한국에서 한 1000만 (관객 정도는 보는 영화가) 된다는 식의 안일한 생각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캐릭터 인종 문제가 있는데 관객 입장에서 보면 흑인이 나오던 외계인이 인어공주인 건 상관이 없다. 재미가 없으니까 문제다"라며 "관객 입장에서 인어공주는 어렸을 때 봤던 판타지가 있다. 그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본질에 재미가 없다. 이건 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칼럼니스트 평론가이자 영화 유튜버인 라이너 역시 "도대체 왜 무리한 PC를 했나. 이유는 본질이 상업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본질적으로 상업주의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데 그 선택을 소수인종 내세워서 장사하고 싶다는 걸 들키면 안 되니까 윤리적 갑옷을 입는다. 이걸 비판하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말이 나온다. 이게 반감을 사게 만드는 거다"라고 꼬집었다.

home 신아람 기자 aaa1212@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