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싸이클 선수… 여자 경기 출전하자마자 우승 차지
2023-06-0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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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강원도민체전 여자부 경륜서 우승
출발부터 결승선까지 내내 선두 지켜
국내 최초로 성전환 여성으로서 공식 경기에 출전한 사이클 선수 나화린(철원)이 첫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3일 오후 강원 양양군 사이클경기장에서는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가 열렸다. 나화린은 여자일반1부 경륜 경기에 출전해 강릉과 춘천 대표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나화린은 출발부터 선두로 치고 나와 330m 트랙 3바퀴를 도는 동안 내내 선두 자리를 지켰다.
그는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많이 긴장했는데 온 힘으로 달린 것 같아 뿌듯하다"며 "남은 두 경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나의 출전으로 상대 선수들이 기권하면 어떡할까 하는 걱정에 긴장해 2시간밖에 못 잤다"고 고백했다.
나화린은 경기를 마친 뒤, 본인의 출전으로 인해 1등 기회를 놓쳤을 수도 있는 상대 선수들을 찾아가 사과의 뜻으로 음료를 건넸다.

그의 출전 소식에 나화린은 키 180cm, 몸무게 72kg, 골격근량 32.7kg으로 건장한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다. 일반 여성의 평균 골격근량 20~22kg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신체조건을 가진 그가 여성부에서 경쟁하는 것이 맞느냐는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과거 남성이었던 나화린은 2012년 제47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 남자 일반1부 독주와 4km 개인추발 등 4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면 전국체전 출전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