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트위터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옥바라지 카페' 정체, 정말 어질어질하다

2023-06-2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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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수감자 애인·가족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피해자 모욕하거나 범죄 사실 미화하는 글 올라오기도 해

감옥에 들어간 범죄자의 애인, 가족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이하 MS Bing Image Creator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이하 MS Bing Image Creator

최근 다음 카페, 트위터 등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오크나무'라는 네이버 카페가 화제가 되고 있다. '오크나무'는 교도소 수감 중인 수용자 애인이나 가족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인터넷 카페다.

'오크나무'가 논란이 된 이유는 해당 카페에 올라온 게시물들 때문이다. 카페 회원들은 대부분 자신의 애인이나 가족의 범죄 사실을 미화하고 있었다. 또 죄를 인정하기보단 실제 지은 죄에 비해 형량이 과하다며 재판의 부조리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하 네이버 카페 '오크나무 카페'
이하 네이버 카페 '오크나무 카페'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구속된 남동생의 누나라는 카페 회원 A씨는 "미성년자 성범죄라 진짜 돌겠다. 진짜 동생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동생이 잘못한 건 맞지만 (미성년자가) 담배 피우자고 혼자 사는 남자 어른 집에 들어가고... 여자애도 제정신 아닌 거 아니냐"라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렸다.

성범죄 관련 혐의로 구속된 아들의 엄마라는 회원 B씨는 성범죄 재판 과정의 불평등을 언급하며 억울해하기도 했다. 그는 "성 쪽은 이미 아주 많이 기울어져 있다. (피해자) 진술과 눈물이 증거가 된다. (가해자가) 아무리 아니라고 소리쳐도 메아리만 들릴 뿐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유사 강간 혐의로 구속된 동생의 형이라는 C씨는 "먹고 떨어져라"라는 생각으로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고작 몇 천, 몇 백에 신경 쓰기 싫어서 '먹고 떨어져라' 그런 생각으로 상대방이 얘기한 금액인 3000만 원 후반에 합의했다"라며 "성 관련으로 엮이지 않게 조심해라. 물론 정말 쓰레기 같은 사람들도 많지만 정말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접한 대다수의 네티즌은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일부 게시물로 카페에 대한 일반화가 지나치다며 반박하는 네티즌들도 일부 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4년간 부모의 옥바라지를 했다는 네티즌은 "애초에 비판받을 만한 글만 긁어모아서 트위터에 올려두고 옥바라지 카페 없어져야 한다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가족들까지 있을 곳 사라지게 만드는 건 잔인하다"라며 "난 고등학생 때부터 부모 옥바라지 4년 했는데 그동안 극단적 선택할 뻔한 거 카페 사람들 덕분에 버텼다"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옥바라지 카페의 존재 자체는 좋다고 생각한다. 경제·심리적으로 어려운 사람들끼리 교류하고 의지할 수 있는 공간은 필요하다. 카페가 정상적으로 가능하다는 가정하에 범죄자의 재범률 감량에도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강간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아동 성범죄자를 옹호하는 공간에서는 그게 안 될 거다. 저런 곳에서 활동하다 보면 '강간 피해 고발한 사람은 나쁘고 사기 정도는 살다 보면 할 수도 있다' 같은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재범률에 악영향이 아닌가 싶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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