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아깝지 않아”...반려견 오마카세 전문점까지 등장했다

2023-06-2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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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코트' 입히고 최고급 음식 제공
“아기 대신 반려동물이 가족” 인식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기른다.'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흔히 쓰이는 말이다.

아이를 직접 낳아 키우는 것 못지 않게 애완 동물을 보육(?)하는데 비용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있다.

그러다 보니 건강식부터 미용실, 세탁소, 호텔, 병원, 보험, 생활용품까지 반려동물 전용 상품이 없는 분야가 없다.

최근 서울 청담동에는 반려견을 위한 오마카세 전문 카페까지 생겨 눈길을 끈다.

'반려견 오마카세 직접 가봤습니다' 동영상의 한 장면 / 조선비즈, 유튜브
'반려견 오마카세 직접 가봤습니다' 동영상의 한 장면 / 조선비즈, 유튜브

조선비즈 기자는 최근 이곳 오마카세를 탐방 취재해 보도했다.

기자의 방문기를 잠깐 소개한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기자는 예약시간에 맞춰 반려견과 함께 이 카페를 찾았다.

기자가 도착하자 카페 직원이 자리를 안내했다.

이어 기자의 반려견에게 구찌에서 제작한 130만원 상당의 '펫코트' 착용을 권했다.

펫코트를 입고 있는 반려견. / 14F일사에프, 유튜브
펫코트를 입고 있는 반려견. / 14F일사에프, 유튜브

식탁에는 반려견의 이름이 적힌 환영 쪽지와 반려견 음식 안내표가 함께 놓여있었다.

7가지 코스 요리가 나오며, 소형견(7㎏ 미만) 기준 5만8000원, 중형견(7㎏ 이상 15㎏ 미만) 6만 8000원, 대형견(15㎏ 이상) 7만8000원의 가격이다.

기자는 반려견이 먹는 양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반려견 오마카세 직접 가봤습니다' 동영상의 한 장면 / 이하 조선비즈, 유튜브
'반려견 오마카세 직접 가봤습니다' 동영상의 한 장면 / 이하 조선비즈, 유튜브

식재료는 주로 호주산 캥커루 고기, 노르웨이산 연어, 미국산 소고기 등을 쓴다.

예약 때 미리 반려견의 알러지나 식습관을 알리면 이에 맞춰 음식이 준비된다.

메뉴는 전부 ‘휴먼 그레이드(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품 수준의 등급)’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이 곳을 운영하는 최선아 대표는 “사람도 돌 잔치, 회갑 잔치를 하듯 강아지에게도 이런 이벤트를 열어주고 싶어하는 견주들이 많이 있다는 데 착안해 이 곳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거 유튜브에서 그냥 개그 소재로 본거 같은데 진짜 나왔네" "진짜 개팔자가 상팔자네" "뭐 견주가 만족한다면야" "와 이거 난 왜 이해가 안된다. 인정 못하겠다." " 자기들이 좋다면 쓰는 건데, 나로서는 너무 충격적인" 등의 반응이 나왔다.

고급 이탈리안 식당에서 내놓은 듯한 음식이 반려견을 위해 제공되고 있다.
고급 이탈리안 식당에서 내놓은 듯한 음식이 반려견을 위해 제공되고 있다.

한국은 지금 반려견, 반려묘 육아 삼매경에 빠졌다.

아기 출산율이 0.78로 떨어져 있는 이면에는 그 빈자리를 반려동물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시대에 돌입했다.

분윳값보다 더 비용이 들더라도 '댕냥이'에게 쓰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서 국내 반려견, 반려묘 수는 2021년 742만 마리에서 지난해 798만 마리로 증가했다.

국내 2370만 가구 중 4분의 1이 반려견(19.0%)이나 반려묘(7.1%)를 키우는 집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602만 가구로 716만 명에 이르는 1인 가구수에 근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이 자녀의 빈 자리를 대신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

기존 자녀의 역할을 반려동물이 충분히 메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문화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부터 반려동물의 인격화에 돌입한다.

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대부분의 육아 영역까지 침투했다"며 "가정 내 소통 부재를 완화해 온 자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의 역할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home 정병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