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타워 등반가 설득 위해 곤돌라 타고 올라간 사람...20대 신입 여직원이었다
2023-06-27 17:34
add remove print link
롯데월드타워 등반한 영국인 설득 위해 직접 나선 신입 여직원
곤돌라 타고 올라가...자기 말 무시하자 손과 발 붙잡고 설득
롯데물산 신입 여직원이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무단 등반한 남성을 제지한 사연이 전해져 이목이 쏠렸다.

27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롯데물산 타워기술팀 신입사원 문 씨(25)는 지난 12일 상사로부터 123층 높이 롯데월드타워 건물 외벽을 한 남성(영국인 고층빌딩 등반가 조지 킹-톰프슨)이 맨손으로 오르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당시 출근을 한 직원 중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직원이 없다는 걸 안 문 씨는 "곤돌라를 타고 설득해 보겠다"며 자원했다.

문 씨는 매체에 "73층에서 출발해 건물 외벽을 따라 이동하는 곤돌라를 타본 경험은 한 번도 없었다"며 "너무 무서워 아래만 보지 말자는 생각으로 조종 기사와 발걸음을 옮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뛰어내리겠다'는 톰프슨의 손과 발을 붙잡고 설득을 시작했다.
문 씨는 체력이 방전된 톰프슨에게 안전 조끼를 입히고 안전 고리를 곤돌라 난간에 걸었다.
또 "타원형인 롯데월드타워 구조상 이 자리에서 뛰어내릴 경우 낙하산을 펴지도 못하고 건물에 부딪힐 것"이라며 "고리가 걸린 상황에서 뛰어내리면 우리까지 위험하다. 건물 아래엔 시민들이 모여 있어 엉뚱한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라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톰프슨은 기다리고 있던 서울 송파경찰서 관계자와 소방대원 등에게 체포됐다.
문 씨는 송파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았고,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로부터 특별상을 받았다. 신입사원이 특별상을 받은 건 1982년 창사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톰프슨은 지난 26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롯데월드타워에 올라 비행하는 게 오랜 꿈이었고, 6개월 전부터 계획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