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 협박한 적 없다. 명품백 들고 다니면 무조건 넘어가야 하냐” 글, 역풍 맞았다

2023-07-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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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논란 일었던 디올 명품백 사건
당사자 직접 해명하며 억울함 호소해

디올백 700만 원 배상을 요구한 당사자가 직접 사건과 관련해 해명 글을 올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MS Bing Image Creator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MS Bing Image Creator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안녕하세요. 디올사건 본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최근 논란이 일었던 디올 알바생 사건의 당사자였다. 그는 앞서 글을 올린 알바생의 어머니의 주장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700만 원 전액 배상을 요구한 것은 맞으나 금액을 다 받아내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식당에서 술을 마신 상태였던 글쓴이는 사건에 대해 이성적인 생각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다음 날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르바이트생 측과 직접 연락하지 않고 남자친구를 통해 연락한 것과 관련해 "유쾌하지 않은 일로 상대방과 언쟁하고 싶지 않았다. 저에겐 의미 있고 소중한 가방이라 감정적으로 대할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이후 그는 아르바이트생에게 2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개인 합의와 보험 처리였다. 이후 아르바이트생의 어머니는 아들이 사장님에게서 화재보험 외 다른 보험을 들어놓은 것이 없어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글쓴이에게 전했다.

그는 "저희는 최대한 아르바이트생 측에 피해가 가지 않는 방안을 생각했다"라며 "처음 700만 원 전액 배상을 말씀드린 건 맞다. 700만 원이라는 금액을 말씀드린 이유는 가방 가격이 그러하니 기준 가격을 이야기한 것이다. 700만 원을 지금 바로 변상하라고 한 것도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디올 명품백 사건 당사자 가방 /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디올 명품백 사건 당사자 가방 /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글쓴이가 세탁비, 수리비 등이 아닌 700만 원 전액 배상을 요구한 이유는 디올의 AS 시스템 때문이었다.

글쓴이는 "디올 매장에 문의해 본 결과, 디올에선 가죽 클리닝 CS는 아예 접수조차 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럼 사설 업체에 맡겨야 하냐고 여쭤보니 '천연 가죽이다 보니 사설에 맡기는 건 추천해 드리지 않는다. 가죽에 화학약품이 닿아 가죽 색감, 질감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제품 감가액, 손해액 등을 어떻게 알고 정확한 금액을 요구하겠느냐. 700만 원을 다 받아내고자 노력하거나 강요, 협박한 적도 없다. 이 상황에서 저희가 사설 업체를 여기저기 알아보며 노력했어야 했느냐. 저희는 최소한의 배려는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상대방 측은 어떠한 부정 혹은 합의점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또 그는 사건 발생 후 가게 사장이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은 사건 다음 날에도 식당 사장에게 정확하게 상황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는 "정확한 사실은 저희가 (사장님에게) 전화로 말해서 아셨다. 이 일이 인터넷에 올라온 것도 저희 쪽에서 전화를 건 뒤 알게 됐다고 하셨다"라고 했다.

글쓴이는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 측은) 무슨 노력을 했느냐. 아드님은 저희와 대화 몇 마디 하지 않았고 이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데 어떤 상처를 받으셨느냐"라고 했다.

이어 "제가 느끼기에 아르바이트생 측은 정말 이 일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어 보였다. 어머님이 연락받지 않아 아드님께 연락을 드렸을 때 어머님이 글을 작성한 걸 알고 계시냐고 물었다. 아드님은 '글요?'라며 자신이 어머님과 이야기해 보겠다고 했다. 이 일이 이렇게 된 게 아드님께 더욱이 상처가 되진 않았는지 제가 더 염려된다"라고 털어놨다.

또 "상대방 쪽에선 어떤 식으로 처리하겠다는 말 혹은 이런 방향으로 배상하겠다는 등 어떤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다. 처음 700만 원 배상에 관한 말 한마디 때문에 제가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게 당연한 수순인 거냐"라고 물었다.

또한 "저희가 무리한 요구를 계속 말한 적도, 아르바이트생에게 돈을 달라고 지속해 연락한 적도 없다. 아르바이트생분은 사건이 벌어지기 전 이미 그 식당을 관두기로 돼 있었고 사건 당일이 마지막 근무 날이었다고 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르바이트하다 보면 실수할 수 있다. 남에게 피해를 줬으면 보상하는 게 맞는 거다"라며 "명품 백을 들고 다니면 남들이 손해를 끼쳐도 넘어가야 하는 거냐. 손해를 입혔으면 보상해 주는 게 맞지 않느냐"라며 억울해했다.

현재 글쓴이는 보험 처리 진행 중이다. 그는 "어머님께 사과드렸고 사장님과 보험처리 진행 중이다. 전액 보상 받을 생각 없다"라고 밝혔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왜 정품 인증을 못 하는 건지 궁금하다", "700만 원 원한다고 정확히 써 놓고 뻔뻔하신 거 아니냐", "700만 원 요구할 수는 있다. 근데 머릿속 정리가 끝났으면 앞 내용은 잊고 지금부터 조율한다고 해야 했다. 잘못은 아르바이트생이 했다. 근데 처리 과정이 만약 교통사고였으면 보험 사기 치냐는 소리 들었을 거다"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한 네티즌은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들이 아르바이트하다가 손님의 디올 명품백을 손상해 700만 원 전액 배상을 요구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전액 배상은 무리 아니냐며 업체와 디올백 소유주의 대응을 지적했다.

한편 현행 민법상 근로자의 실수로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용자(고용주)도 공동으로 책임을 질 수 있다. 만약 알바생이 업무 중 손님에게 손해를 끼친 게 인정될 경우, 알바생을 고용한 사용자도 책임(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당사자 간 합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구상권 청구, 손해배상 청구 등의 민사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현행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사용자에 손해를 끼친 경우라도 그의 임금에서 변제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고로 아르바이트생이 근로한 임금과는 별개로 손해배상 관련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