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시간 전 모래성 쌓더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역시 예견된 사고였다

2023-07-1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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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잠수대원 투입해 수색작업 벌이는 중
마을주민 이의 제기 무시한 것으로 확인돼

최소 11명 이상이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가 미리 예견된 사고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서 소방대원이 구조보트를 이용해 수색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소방청 제공
15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서 소방대원이 구조보트를 이용해 수색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소방청 제공
소방당국이16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소방당국이16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침수 사고가 발생하기 1시간 전 인부들이 미호강 범람에 대비해 모래로 임시제방을 쌓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국민일보가 지난 15일 보도했다.

지난 15일 폭우로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 차량 15대가 침수되고 최소 11명이 실종 신고됐다. 이날 사고는 오전 8시 40분 발생했다. 하지만 인부들은 사고 발생 한 시간 전 미리 현장에 나와 미호강 범람에 대비해 모래로 임시제방 둑을 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주민이 장비를 더 동원해 홍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끝내 무시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찬교 궁평1리 전 이장은 "오전 7시 40~50분에 현장에 가보니 인부 3~4명이 미호강 범람에 대비해 모래성을 쌓고 있었다"라며 "포크레인 1대로 모래성으로 쌓은 임시제방이었고 수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119에 신고도 했다"라고 매체에 지난 15일 밝혔다.

그는 "감리단장에게 장비를 더 동원해서 홍수에 대비를 해야 한다고 30분 넘게 실랑이를 벌였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작업자들은 그의 요구를 무시했다. 결국 제방은 무너졌고 작업자들은 그 자리에서 급히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제방이 무너지자 작업자들은 급히 철수했다"라며 "최소한 톤백(포댓자루)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래성은 쉽게 무너졌고 지하차도로 물이 흘러 들어갔다"라며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 하는 거냐고 질타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께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기며 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 신고됐다. 9명은 사고 직후 구조됐다. 밤샘 수색을 한 구조대는 현재 최소 11명이 지하차도에 고립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미호강의 제방 일부가 무너지면서 하천의 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발생했다. 6만t에 달하는 물이 600m 길이 지하차도로 불과 몇 분 만에 유입된 것이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버스 1대, 트럭 2대, 승용차 12대 등 모두 15대가 지하차도에 갇힌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대는 16일 오전 6시께 잠수대원을 처음으로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지하차도 내부가 흙탕물로 뒤덮여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추가로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물막이 작업을 한 뒤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마을 주민 등 시민들은 집중 호우가 예보됐음에도 예비 둑을 제대로 만들지 않아 사고가 커진 것으로 봤다. 물이 유입되는데도 차량 통행을 미리 막지 못한 문제도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충북도 강종근 도로과장은 "차량 통제에 관해서는 호우(홍수) 경보가 내리면 무조건 통제를 하는 것은 아니고 일단은 도로 상황이라든지 전체적인 상황을 모니터링하게 돼 있다. 그래서 그 자체적인 모니터링을 계속 실시했었다. 제방이 범람 되면서 물이 갑자기 유입되기 전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물이 워낙에 짧은 시간에 들이닥치다 보니 통제할 시간이 없었다"라고 지난 15일 언론 브리핑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호우경보가 발령이 되면 밤을 새워서 모니터링은 한다. 모니터링을 하는 과정에서 물이 차는 과정이나 자동 배수펌프가 있으니까 수위를 봐서 차량 통제 여부를 판단한다. 그런데 이번 케이스에서는 그 정도까지는 도래는 하지 않는 과정에서 제방이 붕괴되는 바람에 이렇게 갑자기 수몰됐다고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