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 투입 해병대원에 '구명조끼' 지급되지 않은 이유 (해병대 입장)
2023-07-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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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해병대 1사단이 밝힌 입장
“해병대원 실종은 인재” 비판도
경북 예천에서 집중호우로 실종된 주민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에 나섰던 해병대원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19일 오후 5시 현재까지 실종된 해병대원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당시 해병대가 실종 주민 수색을 위해 급류에 투입된 장병들에게 구명조끼를 지급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1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이날 오전 경북 예천 내성천 급류에 휩쓸린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20) 일병은 구명조끼를 비롯해 아무런 구호 장비를 갖추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A 일병이 실종된 내성천은 낙동강 지류다. 경북 봉화군과 예천군을 아울러 흐르는 강이다.
해병대 1사단은 당시 수색에 투입된 장병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해병대 1사단은 당시 구명조끼가 제공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연합뉴스에 "물에 들어갔을 때 깊지 않았으며 소방 당국과 협의가 이뤄진 하천간 도보 수색 활동이었다. 유속이 낮은 상태에서 지반이 갑자기 붕괴할 줄 몰랐다"라고 해명했다.
실종된 A 일병의 아버지는 19일 해당 부대 중대장에게 "물살이 셌는데 구명조끼는 입혔냐,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왔는데 왜 구명조끼를 안 입혔냐.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요, 왜 구명조끼를, 물살이 얼마나 센데, 이거 살인 아닌가요 살인. 구명조끼도 안 입히는 군대가 어딨느냐. 기본도 안 지키니까"라며 항의했다.
당시 투입된 해병대 장병들은 집중호우 실종자를 찾기 위해 '인간 띠'를 만들어 보문교 일대 내성천 강바닥을 수색했다. '로프' 없이 사람과 사람이 일렬로 서서 물속을 걸어 다니는 수색 방법을 택했다.
사고 당시 보문교 부근에는 해병대원 39명이 있었다. 장병들은 일렬로 4m 정도 거리를 두고 9명씩 짝을 맞춰 장화를 신고 수색 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집중호우 실종자 구조를 위해 해병대가 무리한 수색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해병대 병사 실종은 무리한 임무 투입으로 발생한 인재"라고 비판했다.
내성천 주변 마을 주민도 연합뉴스에 "내성천은 모래 강이라서 보통 강과는 다르다. 계곡처럼 갑자기 3m씩 아래로 빠지는데 그 아래가 펄이라서 강가에서나 도보 수색을 해야 했는데 왜 (내성천) 가운데까지 들어가는지 지켜보면서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전날(18일) 해병대 1사단은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을 위해 내성천에 상륙돌격장갑차(KAAV)를 투입했다. 하지만 빠른 유속 탓에 약 5분 만에 뭍으로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