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줬어야 했다”고 인정한 해병대, 수색에 군인들 또 투입

2023-07-2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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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실종자 수색하다가 순직한 고 채수근 일병
“당시 상황 고려하면 구명조끼 착용하는 게 맞았다”

해병대가 고 채수근 일병 순직 사건 관련, 잘못을 일부 시인했다.

20일 최용선 해병대 공보과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게 맞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공보과장은 "당시 구명조끼는 하천변 수색 참가자들에게 지급이 안 됐다"며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고 규정과 지침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부대원이 실종되고 망연자실한 해병대 / 이하 뉴스1
부대원이 실종되고 망연자실한 해병대 / 이하 뉴스1

재난지역 수색 시 안전 매뉴얼이나 지침의 존재 여부와 그 내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재난현장조치 매뉴얼이 있다"며 "내용 공개 여부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현장 소방당국이 '인간 띠' 형태의 하천변 수색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그런 부분이 있었는지 확인해보겠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사고 경위를 수사기관이 조사 중"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밤 병원으로 이송된 고 채수근 일병
지난 19일 밤 병원으로 이송된 고 채수근 일병

국방부는 폭우 피해 현장에 또 장병들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날 경북 예천을 포함해 44개 시군에 장병 1만 200여 명과 장비 640여 대를 투입해 실종자 수색과 피해 복구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수색 및 구조활동 간 반드시 안전대책을 강구하고 안전 장구류를 착용하게 하는 등의 관련 지시사항이 오늘도 아침에 내려갔다"고 말했다.

20일 실종자 수색에 투입되는 해병대
20일 실종자 수색에 투입되는 해병대

이어 "우리 군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한 해병 전우가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관련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장병들이 투입된 현장을 방문해 격려하고, 채 일병의 빈소를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폭우 피해 복구 현장에 투입된 장병들
폭우 피해 복구 현장에 투입된 장병들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이었던 고 채수근 일병은 지난 19일 경북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민간인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렸다. 이후 이날 밤 11시가 넘어 인양됐다.

고 채 일병이 있었던 수색팀은 당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구명조끼도 지급받지 못한 채 구조 작업에 투입됐다. 채 일병 부모는 "왜 구명조끼도 안 입혔냐. 이건 살인이다. 구명조끼가 비싸냐"라며 울부짖었다.

고 채수근 일병을 추모하는 근조 리본을 단 해병대
고 채수근 일병을 추모하는 근조 리본을 단 해병대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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