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삶 실천한 50대 여성 권은영 씨, 5명에게 생명 나누고 하늘로

2023-07-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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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영 씨, 장기와 인체조직 기증
생전 나눔의 삶 실천한 50대 여성

뇌사 장기 기증 후 세상을 떠난 권은영 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 장기 기증 후 세상을 떠난 권은영 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권은영(51) 씨가 5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생전에 '남과 나누는 삶'을 좌우명으로 삼고 기부와 봉사활동을 해온 권 씨의 마지막 길은 아름다웠다.

2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뇌사 상태였던 권 씨가 지난 6일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장기와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권 씨의 심장, 폐, 간, 좌우 신장은 5명의 생명을 살렸다. 그의 인체조직은 100여 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줬다.

권 씨는 지난 1일 운동 중 갑자기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권 씨는 전북 전주에서 2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났다. 대학에선 총학생회장과 기자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졸업한 뒤 대기업에서 근무했다. 일본 연수 중 남편을 만났다. 1남 1녀를 둔 엄마이기도 했다.

권 씨는 생전에 아프리카 아동 후원, 연탄 나르기, 장애인 센터에서 책 읽어주기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하며 나눔의 삶을 실천했다. 자신의 딸 이름도 '베푸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을 담아 '시아'라고 지었다.

권 씨는 2년 전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했다. 가족들에게도 "죽으면 가지고 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모든 것을 다 베풀고 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의 딸 김시아 씨는 "'남들에게 베풀고 당당하게 살아가라'라는 (엄마의) 말 잘 간직하겠다. 우리 걱정 너무 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도 멋진 삶 잘 살았으면 좋겠다"라며 엄마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고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나에게 풍족한 것을 나누는 것도 힘들지만 나에게 소중한 것을 나누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나누고 가신 것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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