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자랑하며 인증사진까지 올렸던 포항 남성의 당황스러운 근황
2023-08-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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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등록증 받자마자 가출
버젓이 베트남 남성과 애정행각
국제결혼 직후 외국인 아내가 가출하는 사기 결혼 피해를 입는 국내 남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체류 목적으로 위장 결혼한 뒤 베트남 남성과 먹튀한 베트남 여성에게 '설계 당한' 남편의 딱한 사연이 폭염 만큼이나 누리꾼들의 불쾌 지수를 높이고 있다.
6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베트남녀와 결혼했던 포항 아재 근황'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북 포항에 거주하는 A씨는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베트남 신부와 깨가 쏟아지는 신혼을 보내고 있었다.
단꿈에 젖은 신혼부부는 국내와 베트남 현지에서 데이트한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며 달콤한 금슬을 과시했다. 여느 애정 커플처럼 두 사람은 나란히 포개진 사진을 올리며 '베트남 신혼부부 많이 사랑해요', '사랑이 여기 있어요'라는 달달한 멘트를 달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A씨의 알콩달콩한 신혼 일기장이었던 SNS 계정은 졸지에 세상 한탄, 신세 한탄 장으로 변했다.

A씨는 "아내가 7월 4일 가출했다. 저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어디로 갔는지 정말 걱정된다"며 "혹시 알고 계신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누리꾼들의 도움을 구했다.
A씨에 따르면 베트남 신부는 외국인 등록증이 나오자마자 가출했다.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받으면 국내에서 합법적인 취업이 가능하다.
처음에 A씨는 아내가 말 못할 금전적인 이유로 피치 못하게 가출했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는 베트남 장인에게도 호소 글을 띄워 "제발 도와주세요. 아내가 왜 가출한 것인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며 "만약 아내가 빚이 있다거나 금전적인 이유로 가출한 것이라면, 다시 만나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어 "장인님이 우리 가족을 도와주시기 데 필요한 금액이 있다면 제가 아내에게 해결해드릴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또한 A씨의 착각이었다. 상심한 A씨에게 얼마 되지 않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가출한 아내 페이스북에 베트남 남친이랑 애정행각을 벌이는 사진이 있다는 사실을 제보받은 것. 이들의 소재지가 한국인지 베트남인지는 불분명하다.
분노한 A씨는 "결혼이 장난이냐"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절규했다.
이제 A씨가 할 일은 혼인무효 소송을 내는 것밖에 없다. 2015년 부산가정법원은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 한 베트남 여성이 지속해서 금전을 요구하고, 한국에 입국한 지 20일 만에 가출했으며, 성관계를 거부하기도 한 사건에서 혼인무효 판결을 내렸다.

업체를 통한 국제결혼이 활성화된 초창기에는 외국인 신부의 가출은 언어와 관습, 새로운 생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게 주된 이유로 꼽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결혼 직후 가출이 잇따르는 경향은 상당수가 처음부터 혼인의 의사 없이 한국에 입국할 목적으로 결혼한 사기 결혼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불법취업 알선 브로커들이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들은 결혼이민(F-6) 비자를 받게 된다. 취업 활동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2년 이상 국내에 체류하면 영주권(F-5)으로 변경을 신청할 수 있어 장기 체류로 가는 지름길이다. 설령 이혼했더라도 외국인 여성은 영주권에 도전할 수 있다.
2010년대 이후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하는 여성의 국적은 베트남이 중국을 넘어 거의 매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성과 결혼해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 뒤 이혼하고 베트남 남성과 재혼하면 이 남성도 우리나라 국적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