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20대 존' 카페까지 등장… 자영업자 사장님들 '실제' 반응은 이랬다

2023-08-0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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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20대 대학생 또는 직장인 출입을 금합니다'

'노(NO) 20대 존' 카페가 등장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어느 카페가 출입구 앞에 '노 20대 존' 공지를 내걸어놨다. / 이하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
어느 카페가 출입구 앞에 '노 20대 존' 공지를 내걸어놨다. / 이하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

지난 7일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카페에 새롭게 나타난 NO XX 존'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사진 한 장이 들었는데, 그 사진에는 'No 20대 존. 20대 대학생 또는 직장인 출입을 금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A4 용지가 카페 출입구에 붙여 있는 모습이 담겼다.

예전부터 노키즈존 카페, 식당들은 줄곳 있어왔다. 또 최근에는 노시니어존 카페들도 일부 생겨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다. 그런데 노20대존을 표방한 카페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기에 해당 카페 출입구에 붙은 'No 20대 존. 20대 대학생 또는 직장인 출입을 금합니다' 공지는 많은 이들 이목을 끌고 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가입자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해당 노20대존 카페 근황을 두고 다양한 반응을 남겼다.

댓글창에는 "카공(카페에서 공부하는 행동) 때문이면 카공을 금지시키면 되는데...10대도 아니고 20대에 직장인이면 가장 소비 많이 하는 집단인데...무슨 이유지?" "너무 공감 간다. 저기 카페는 유독 진상 심해서 저러는 것" "중노년 진상들 때문에 너무 힘든데 저곳 이야기를 듣고 싶다. 어디냐?" "저렇게 짧게 안내되어 있으니 무슨 사연이 있나 싶다ㅠ" "홧김에 그런 듯" "신기하다. 보통 소비자층이 저 정도 나이가 많을 텐데..." "노트북 펼쳐놓고 하루종일 자리 차지해서 그런가...저도 한 명이 며칠 동안 그러길래 오지 말라고 한 적이 있어서..." "오죽하면" "20대 안 받으면 장사가 되려나?" 등의 말들이 올라왔다.

'노 20대 존' 공지 내건 카페에 네티즌(소상공인·자영업자 등)들이 남긴 댓글들.
'노 20대 존' 공지 내건 카페에 네티즌(소상공인·자영업자 등)들이 남긴 댓글들.

일각에서는 노키즈존, 노시니어존, 노20대존 등은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표현이라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는 이유로는 '특정 집단에 대한 거부감이 담긴 표현이기 때문에' '출입을 금하는 등 시설 이용에 대한 자율성을 침해하기 때문에' '일부 사례를 일반화해 집단 전체의 시설 이용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등이 있다.

반면 일부는 '영업장 방침은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다수 손님의 피해 방지를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공간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이유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등의 이유로 노키즈존, 노시니어존, 노20대존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존 자료사진. / atomyang-shutterstock.com
노○○존 자료사진. / atomyang-shutterstock.com

이러한 사회 현상에 대해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2019년 12월 매거진 전성기에 "특정 대상을 배제하는 단어인 '노OO존'은 그 대상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도록 만든다. 그런 측면에서 특정 대상의 출입을 금지한 행동은 공동체적 가치를 져버리는 과잉된 조치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공동체적 가치를 지키는 행동은 식당 주인뿐 아니라 주인에게 피해를 끼친 손님에게도 필요하다"라며 "판매자, 소비자 모두 서로에 대한 에티켓은 당연지사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서로 갈등이 일어났다고 해서 노OO존처럼 특정 대상을 바로 배제한다면 갈등을 해결하는 중간 과정을 생략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우리에겐 ‘에티켓 근육’이 필요하다.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곧 에티켓 근육을 만드는 과정이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우리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는 것이 아닌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한 좋은 사례들을 찾고 본받는 모습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