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서 흉기 휘둘러도 따뜻한 마음으로 공감해줍시다” 맘카페 글, 논란 일파만파

2023-08-1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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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경기 분당 한 중학교서 일어난 흉기 소동
“우리 인제 그만 몰아가고 다독여 주고 공감해 주자”

한 맘카페 회원이 경기 성남 분당구 한 중학교에서 흉기 소동을 벌인 중학생을 옹호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이하 뉴스1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이하 뉴스1

지난 18일 네이버 카페 '분당·판교·위례 따라잡기 분따'에 올라온 글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글쓴이는 이날 경기 성남 분당구 한 중학교에서 흉기 소동을 벌인 중학생을 옹호하며 "우리 인제 그만 몰아가고 손가락질하지 말고 다독여 주고 공감해 주고 알려주자"라고 운을 뗐다.

그는 "아이가 억울해서 그랬다고 한다. 물론 억울하다고 흉기를 휘두르는 건 당연히 잘못됐다. 그 부분에 대해선 혼나야 한다. 근데 왜 자꾸 아이를 흉악범처럼 몰고 가느냐. 왜 좋지도 않은 사건을 도배하고 확대해석하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이지 않으냐. 중2면 부모님도 다루기 힘들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섭다는 예측 불가 중2 아니냐. 질풍노도의 시기다. 아시지 않느냐. 정상적인 중2 학생들도 자기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돌아서면 잘 모른다"라고 했다.

또 "제발 인제 그만 몰아가자. 부모님들, 이 아이들 버리실 거 아니지 않느냐. 해당 학생이 분따님들 자녀가 될 수도 있다"라며 "'네가 억울한 건 알지만 표현하는 방법이 잘못됐다'는 걸 알려주면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는 나이다. 우리 인제 그만 몰아가고 손가락질하지 말고 다독여 주고 공감해 주고 알려주자"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신체는 다치지 않았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음이 다쳤을 테니 가정에서 또래 부모님들이 같이 다독여 주자"라며 "사랑한다, 아이들아. 너희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정말 많단다"라고 마무리했다.

이후 글쓴이는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추가 글을 통해 해명했다.

그는 "저는 이번 중학교 사건의 아이가 잘못이 없다고 한 적이 없다. 선생님께 사죄드리고 친구들한테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벌과 관련해서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맞는다고 판단된다. 이 부분에 대해 팩트 파악이 덜 된 상태에서 카더라 통신만으로 이리저리 글 옮기고 추측하고 사적 감정으로 극단적 표현을 선동하거나 해당 아이에게 주홍 글씨를 새기는 것처럼 여론을 부추기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학폭 가해자가 잘못이 없다고 한 적 없다. 학폭 가해자는 영원한 가해자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발생한다고 얘기하려다 말이 길어질 듯해 중략한 것이 오해를 부른 듯하다. 학폭 가해자는 영원한 가해자다"라고 말했다.

또 "모두가 우려하는 모방 범죄 등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학부모들이 조금 더 우리 아이들이 동요되지 않도록 마음으로 보듬어 주자'는 취지의 글이었다"라고 글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본인 자식이 커서 뭐가 될지도 모르는데 남의 자식이 뭐가 될지 어떻게 아느냐. 심지어 좋은 말도 아닌 입에 담기도 쉽지 않은 말을 하는 건 역지사지다. 어르신들 말씀이 인생은 부메랑이라고 한다. 특히나 남의 자식에 대해 너무 함부로 말하지도 섣불리 판단하지도 말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막말로 얼마 전 서현역 칼부림 사건 가해자도 영재였다는데 그 똘똘한 아이가 살인자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 조금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을 때, 그 아이들이 사고 치기 전에 아주 조금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다면 이렇게까지 사건·사고가 일어나진 않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든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 명백한 처벌은 받아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라고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 18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7분 분당구 한 중학교에서 재학생 A군이 흉기를 들고 교무실에 들어왔다는 112 신고가 교직원으로부터 접수됐다.

A군은 교무실 안에서 교사들이 있는 가운데 흉기를 들고 자해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자해를 하거나 교사들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출동한 경찰은 A군을 진정시켜 흉기를 내려놓도록 조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사건으로 다치거나 위협받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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