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1사단장 “그 부대가 물에 들어간 게 가장 문제“

2023-08-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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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MBC뉴스데스크에서 보도한 내용
전 박정훈 대령이 이끌던 해병대 수사단이 작성

해병대 1사단장이 심각한 책임 회피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3일 MBC 뉴스데스크는 고 채수근 상병 사망원인 수사 및 사건 처리 관련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보도했다.

지금은 보직 해임된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이끌던 해병대 수사단이 작성한 것이다.

여기에 보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은 "지휘관으로 무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사고 부대가 물에 들어간 것이 이번 사고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 이하 뉴스1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 이하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임 사단장은 지난달 15일과 16일에 열린 협조회의에서 지휘관들과 실종자 수색 작전에 대해 토의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회의 참석자들은 수색 작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해 진술이 엇갈렸다.

또한 현장에 나갔던 간부들은 "수색 방법이 위험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변경을 건의한다 해도 받아들여질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포3 대대장이 추가 안전 장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한다.

수사 보고서에는 고 채수근 상병이 소속돼있던 포7 대대장이 한숨을 쉬며 고민하는 모습을 본 적 있다는 누군가의 진술도 기록돼있다.

사고 전날 임 사단장은 현장 해병대 복장 통일을 지시하면서, 특히 포병이 비효율적으로 수색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는 게 MBC가 보도한 보고서 일부 내용이다.

취임식 당시 임성근 사단장
취임식 당시 임성근 사단장

관계자들은 "(사단장의 지적 때문에) 선임인 포11 대대장이 수색작전 성과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포병이 문제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 같다"고 진술했다.

여단장은 "장화 높이까지만 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지시했고, 해당 지침이 포11대대장을 거쳐 "허리 아래"까지 입수할 수 있다는 지침으로 바뀌었다.

보고서엔 "실종자를 찾으면 포상 휴가를 건의할 테니 열심히 수색하라"며 지휘관들이 대원들에게 수색을 독려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정훈 대령
박정훈 대령

결국 이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병대 수사단이 임 사단장 등 8명에 대해 과실 치사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현재 상황은 달라졌다. 국방부는 사단장과 초급 간부 몇 명을 제외하고 대대장 2명에 대해서는 과실 치사 혐의를 유지한 채 경찰로 사건을 이첩했다.

한편 경북경찰청은 7월 8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무혐의'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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