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멍청하다” 한 공무원이 분노한 이유
2023-09-0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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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돼 주목받은 게시글
“대체 현생을 어찌 살아가고 있는 건지”
한 현직 공무원이 젊은 세대의 민원인을 상대하며 겪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에는 '공무원 하며 알게 된 국민 수준의 처참함'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이날 해당 게시글 작성자 A씨는 "국민들 멍청하다"며 "국회의원이 상스럽게 표현했던 개돼지들 이런 게 절대 아니고 진짜 말 그대로 멍청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현생 어떻게 사는지 의심스러운 수준"이라며 "얼마 전 핫플도 났지만 3040년생 노인 눈도 안 보이고 서류 뭐 떼는지 모르는데 자식들이 혼자 보내서 서류 떼오라고 시키는 건 일상이고 노인들만 불쌍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젊은 사람들"이라며 "특히 대학생들은 처참하다. 옛날 대학생들은 민주화 운동하고 상아탑 지식인들인데 지금은 그냥 부모 없이는 뭐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일갈했다.

A씨는 이 같은 고충을 토로하며 몇 가지 민원 예시를 들기도 했다. 그는 "전입 신고하러 온 대학생이 주소도 모른 채 덜컥 왔다. 주소를 물으니 '주소 정확히 모르는데 알아야 해요?' 하더라"며 "결국 엄마한테 전화해서 '우리 집 주소 뭐야?' 하더라"고 알려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 그는 "젊은 부부들도 마찬가지다. '어머님, 애기 주민번호 써주셔야 해요'라고 하면 '네? 아, 기억 안 나는데' 하고 남편한테 전화해서 '여보, 우리 애 주민번호 뭐였지?' 한다"며 "저 정도는 우스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지금은 여권 창구에 있는데 이들 덕에 해외 사기꾼들이 먹고산다는 걸 느꼈다"며 "'여권이랑 영문명 틀리게 예약하면 안 되는 거였어요?', '헐, 어떡하지? 이미 했는데요?', '영문명 못 바꿔요? 그럼 전 어떡해요?', '여권 오늘 신청하면 오늘 안 나와요? 저 내일 비행기 타는데요?', '분실 신고한 여권으로 비행기 예약하면 안 되는 거예요?', '저 어떡해요?', '저 공항인데 여권 구청에서 안 찾아 갖고 왔는데 어떡해야 돼요?' 등 나한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그는 "뭘 어떡해? 여행 못 가는 거지"라며 "화병 생겨서 정신과 다닌다. 포기하고 물러나면 모르겠는데 뒤에 대기인원 있어도 자기 어떡하냐며 날 안 놔준다. 방법 없다고 해도 울상으로 징징거려서 힘들다"고 호소했다.
A씨는 "대체 다들 현생을 어찌 살아가고 있는 건지 의문"이라며 "뭐 사기 같은 거 안 당하나? 진심으로 궁금하다"고 글을 마쳤다.
이후 해당 게시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확산하며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동행정복지센터 민원대 근무하는 직원인데 이거 진짜임. 나이 든 부모님 시켜서 서류 발급받는 자식들 얘기부터 바로 공감", "자기들이 실수하고는 '어떡해요? 부당하다' 신문고에 올린다... 정말 많이 봅니다", "쓰기 문화에서 구술 문화로 넘어갈수록 논리가 사라진다는 알쓸별잡 교수님의 말이 딱인 듯", "사람 응대하는 일 해봤으면 어느 정도 공감 될 거임...", "모르면 검색이라도 해보고 와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