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애가 멱살 잡고 폭행해…” 경찰에 신고했던 80대, 대반전 결과가 나왔다

2023-09-1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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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로 폭행 피해 신고한 80대 노인
결국 무고 처벌… 벌금 300만 원 선고

자신을 도운 행인을 되레 폭행 혐의로 신고한 80대 남성이 처벌을 받게 됐다.

광주지방법원 형사9단독(임영실 판사)은 무고 혐의로 기소된 A(86·남)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 씨는 앞서 지난해 11월 24일 광주 동구의 한 주차장에서 행인 B(40대·남)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혐의(무고)로 기소됐다.

A 씨는 당시 112에 전화를 걸어 "젊은 애가 폭행한다"고 신고했고, 이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도 "주차장을 걸어가는데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차 안에서 경적을 울리더니 (내려서) 멱살을 잡고 밀쳤다"는 주장을 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광주 동부경찰서는 A 씨 신고 내용을 토대로 수사에 나섰으나, A 씨가 폭행당했다고 지목한 B 씨에게서 혐의를 찾을 수 없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에 따르면 B 씨는 넘어지려는 A 씨 팔을 붙잡아줬을 뿐 멱살을 잡거나 폭행한 사실이 없었다.

경찰은 이런 내용을 참고해 B 씨에 대한 불송치 결정을 내렸으나, A 씨는 계속해 피해를 주장, 이에 불복해 광주지방검찰청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결국 A 씨는 무고죄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후에도 혐의를 계속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재판을 진행한 임영실 판사는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진술 등에 따르면 폭행이 아닌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피고(A 씨)는 수사기관에 대한 자신의 신고가 허위라는 것을 인식하고도 피해자(B 씨)가 형사처벌을 받게 하려고 무고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는 두 차례나 수사기관 조사를 받는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으로 피해자가 실제 기소되거나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점, 피고인이 아무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전한다"고 벌금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home 김혜민 기자 khm@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