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비원입니다… 서울 강남 백화점서 일하다 '현타' 왔습니다"
2023-09-27 09:39
add remove print link
“명품 웨이팅 알바 쓰자 했잖아” 중딩 딸아이의 투정
엘베 바퀴벌레에 VIP 고객 의무실행…청심환도 투여

서울 강남에 있는 백화점에서 근무하다 '현타'(현실자각타임)왔다는 중년 경비원의 넋두리가 화제를 모은다. 갈수록 심화하는 우리 사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단면이다.
지난해 10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사연이 최근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에 공유되고 있다.

중소기업 퇴직하고 일자리를 못 구해 강남 소재 한 백화점에 경비 아르바이트 중이라는 글쓴이 A씨는 "부유층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에스컬레이터 타거나 매장에서 근무 서다가 고객들끼리 대화하는 내용을 어쩌다 한 번씩 엿듣게 되는데 현타가 세게 온다"고 씁쓸해했다.
그기 겪은 첫 번째 에피소드.

부모님이 조금 늦는 바람에 에르메스 매장 웨이팅 접수에 실패했다. 그랬더니 중학교 1~2학년으로 보이는 딸아이가 아빠에게 "아. 그러니까 내가 웨이팅 알바 쓰자고 했잖아~~"라면서 투덜댔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엄마가 "그래 다음엔 웨이팅 알바 쓰자 호호"하면서 지나갔다.
두 번째 에피소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과 부모님이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아들이 "엄마 롤렉스 매장 가자"하니 엄마가 "아니 너 저번에 사줬는데 또 사?"라고 반문했다. 아들은 "아 이번엔 다른 모델이야~~"를 시전했다.
마지막 에피소드.

엘리베이터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 환풍구나 엘리베이터 문 열릴 때 유입된 듯했다.
온몸에 명품 걸친 20~30대로 보이는 여자가 "태어나 실제로 바퀴벌레 본 건 처음이다"며 까무러쳤다. 여자는 "놀라서 과호흡이 왔다"며 A씨에게 의무실을 안내해달라고 했다.
의무실에서 그 환자(?)는 바퀴벌레 본 충격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야단법석이었다. 그 고객은 VIP였고, 백화점 측에선 청심환도 제공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런 사람들 있다", "웨이팅 알바 진짜 있긴 하다", "현타 올 이유까지 있나", "나도 대학 자취하기 전까진 바퀴벌레 본 적 없다", "삼류소설이고 주작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백화점 경호팀에서 근무한 적 있다는 누리꾼은 "VIP 고객 오면 따라다니면서 짐꾼도 하고 집사 노릇도 해봤다"며 "10살짜리 딸이랑 엄마랑 와서 명품 매장에서 몇천만원치 물건 사더라. 내가 엘리베이터를 잡아 주는데 딸이 엄마한테 '한국은 물건이 없어서 살 게 없다'라고 말하는 거 들었다"며 있을 법한 얘기라는 의견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