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도, 쇼핑몰도 아니다…300억 들어가는 '압구정파출소'

2023-10-0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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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서울청 신축사업 예산(정부안) 현황 분석 결과
경찰 "공사비 자체가 많이 올랐다"

서울 강남 압구정파출소 신축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지난달 30일 국회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제공한 ‘2024년도 서울청 신축사업 예산(정부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 관내 26개 파출소·지구대가 신축을 추진 중이다.

압구정파출소는 3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배정됐다. 지상 3층에 연면적 442㎡(약 134평)이다.

파출소 이전·신축에 드는 비용이 수백억대를 넘나드는 것은 부동산 가격 때문이다.

윤희근 경찰청장 / 뉴스1
윤희근 경찰청장 / 뉴스1

압구정파출소 신축 예산 중 95.5%(280억 원)가 토지보상비, 즉 땅값이다. 경찰은 40년된 현재 압구정파출소 부지가 강남구청 소유여서 파출소를 다른 위치로 이전 신축할 수밖에 없어 수백억원을 쓰게 됐다. 새 부지 주변 토지는 평(3.3㎡)당 2억~3억 원 수준에서 거래된다.

연남파출소와 을지로3가파출소, 가락지구대 예산 중에도 각각 130억원, 117억3000만원, 100억원이 땅값이다.

경찰은 서울 관내 31개 경찰서 중 11곳의 재건축도 추진중이다. 1990년 완공된 송파경찰서 재건축에는 709억 33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이중 공사비는 645억 4500만 원이다.

경찰은 서울 관내 경찰서 중 소속 근무자가 1000여 명으로 가장 많아 공사 비용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축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2~3년 전에 비해 공사비 자체가 많이 올랐다”며 “경찰서급 재건축 비용을 산출하면 과거에는 대부분 500억 원 미만이었으나 최근엔 600억~700억 원대가 든다"고 했다.

음주단속 중인 경찰들 / 뉴스1
음주단속 중인 경찰들 / 뉴스1

경찰청에 따르면 청사 신축 등 시설관리에는 매년 3000억 원 안팎으로 편성되는 국유재산관리기금을 활용한다.

정우택 의원은 “노후화 된 경찰서, 파출소 벽 곳곳에 금이 가고, 협소한 업무 공간에 취약한 냉난방, 화장실 이용 문제 등으로 경찰관 업무수행에 어려움이 있었고 일반 국민의 불편도 컸다”며 “신축, 리모델링 공사 등에 차질이 없도록 신속하게 진행 하되, 임시청사 입주과정에서 불필요한 예산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점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