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너무 커...” 세리머니 하다 금메달 놓친 정철원, 병역 특례도 놓쳤다

2023-10-0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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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방심으로 은메달
“동료들에게 거듭 사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목에 건 롤러스케이트 정철원(27·안동시청)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 결선에서 한국 마지막 주자 정철원이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결과는 은메달 / 연합뉴스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 결선에서 한국 마지막 주자 정철원이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결과는 은메달 / 연합뉴스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대회 3,000m 계주 결승에서 뼈아픈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후반 선두를 달리던 한국은 마지막 주자 정철원의 때 이른 세리머니로 결승선 코앞에서 우승을 놓쳤다.

정철원이 금메달을 예감하고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린 사이, 뒤에 있던 대만 선수가 왼발을 내밀어 결승선을 먼저 통과한 것이다.

한국의 최종 기록은 4분5초702로 1위 대만(4분5초692)과 불과 0.01초 차이였다.

시상식이 끝나고 만난 정철원은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거듭 숙였다.

정철원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제 실수가 너무 크다.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제가 방심하고 끝까지 타지 않는 실수를 했다"며 "(경기가 끝나고 동료들에게) '같이 노력했는데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상황을 잘못 판단했는지,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저의 너무 큰 실수다",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밖에 없다"고 대답을 갈음했다.

이번 뼈아픈 실수로 정철원과 동료 최인호(22·논산시청)는 병역 특례 혜택도 아쉽게 놓쳤다.

다른 동료 최광호는 애초에 궤양성 대장염으로 군 면제를 받은 데다 전날 남자 스프린트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공교롭게도 남자 스프린트 1,000m에서 최광호(1분29초497)보다 0.002초 늦어 준우승했던 선수가 정철원이었다.

짧은 인터뷰를 마친 정철원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최광호의 위로를 받으며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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