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스 플랜'에 나온 과학 유튜버 궤도, 징계 처분받게 됐다 (+이유)

93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을 통해 여럿에게 얼굴을 알린 과학 전문 유튜버 궤도(김재혁)가 징계를 받게 됐다.

겸직 규정을 어기고 수년간 영리 활동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에 출연한 과학 유튜버 궤도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정직 처분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 11일 연합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궤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수년간 유튜브, 강연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을 어겼고, 최근 감사를 통해 이 점이 드러났다.

감사원의 '출연출자기관 경영관리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궤도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에 총 284회 출연해 이익을 거뒀다. '안될과학'은 93만 구독자를 보유, 궤도가 지분 15％를 가진 기업 '모어사이언스'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감사원은 모어사이언스가 2021년 기준 유료 광고 수익을 포함해 6억 8600만 원의 매출을 낸 점을 두고 궤도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25조(영리 업무의 금지)'를 위반했다고 봤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공무원은 △상업·공업·금융업 또는 그 밖의 영리적인 업무를 스스로 경영하여 영리를 추구함이 뚜렷한 업무를 하거나 △상업·공업·금융업 또는 그 밖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체(私企業體)의 이사·감사 업무를 집행하는 무한책임사원·지배인·발기인 또는 그 밖의 임원이 되는 것 △공무원 본인의 직무와 관련 있는 타인의 기업에 대한 투자 △그 밖에 계속적으로 재산상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업무로 인해 직무 능률을 떨어뜨리거나 공무에 대한 부당한 영향을 끼쳐선 안 된다. 또 국가의 이익과 상반된 이익을 취득하거나 정부에 불명예스러운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감사원은 궤도의 행위를 '스스로 영리를 추구함이 뚜렷한 업무', '계속 재산상 이득을 목적으로 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고, 겸직 금지 규정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궤도가 유튜브 영상 245편을 자정 이후 촬영한 점도 직무 능률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봤다.

또 복무규정에 따라 겸직을 하려면 소속 기관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궤도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다른 유튜브 채널이나 방송, 라디오에 출연하고 칼럼을 기고하거나 강연에 나서는 등 허가를 받지 않고 활동하며 8900여만 원의 기타 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궤도가 일한 한국과학창의재단 측에 궤도를 정직 처분할 것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측은 감사원의 통보를 수용, 자체 감사를 진행해 궤도의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단 방침이다.

궤도는 지난해 8월 재단 측에 사직 의사를 밝혔으나, 감사가 이뤄지면서 사직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궤도는 연합뉴스에 "미흡했던 부분이 많이 있었고, 콘텐츠를 만드는 데만 신경을 써 관련 규정을 잘 몰랐다"며 감사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이어 "목적 자체가 과학 대중화에 있었고, 업무를 하면서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다 보니 개인으로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시작했다"며 "어쨌든 재단에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1983년생인 궤도는 연세대학교에서 천문우주학을 공부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연구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정책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과학 전문 유튜버로 활동하는가 하면 라디오,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얼굴을 널리 알렸다. 지난달 처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두뇌 서바이벌 게임 '데블스 플랜'에 등장해 주목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