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생 젊은 집주인'의 비밀... 알바비 겨우 50만 원 받고 집주인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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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층 '명의대여' 실태
청년들도 동원돼
인천의 한 빌라에 사는 50대 A씨는 젊은 집주인이 이상하다. 지난해 9월 살던 집의 주인이 바뀌었다. 새 집주인은 2000년생 젊은 집주인이었다. 올해 집 누수 문제가 생겨 새 집주인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새 집주인은 연락이 잘되지 않았다. 바쁘다는 이유로 통화는 불가능했고 '부동산 관리인이 연락을 줄 것'이라고 했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유일한 연락 수단인 카카오톡을 통해 새 집주인에게 메시지를 계속 보냈지만, 새 집주인은 메시지를 잘 읽지 않았다고 노컷뉴스가 6일 보도했다.
새 집주인인 B씨는 불안하다.
지인으로부터 건당 '5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있다고 들었다. 홀로서야 하는 자립 준비 청년인 B씨는 일이 모두 끊긴 상태다. 당장 월세와 생활비가 급했는데 '50만 원'이라는 금액에 눈이 번쩍 뜨였다고 한다.
B씨는 대표라는 사람을 만났다. 대표를 따라가 내미는 서류에 이름을 쓰고 도장을 찍었다. 서류에 찍은 B씨 이름의 도장은 대표가 만든 것이었다. 대표가 연 서랍 속에는 B씨의 이름 외에도 많은 이름으로 된 도장이 있었던 것으로 B씨는 고백했다.
당시 B씨는 이틀 동안 2건을 반복해 건당 50만 원씩, 모두 100만 원을 받았다. 대표는 얼마 뒤 또 서류 몇 가지를 챙겨 보내달라고 했다. B씨는 서류를 보내고 30만 원을 받았다.

B씨는 대표에게서 "다른 소개할 사람이 없냐?"는 제안을 받았다. B씨와 비슷한 처지였던 동생, B씨의 지인도 같은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이후 어디선가 연락이 왔다. 인천에 사는 세입자라며 집수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이 모르는 지역에서도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B씨는 3~4채의 '집주인'이 돼 있었다. B씨와 같은 아르바이트를 한 동생과 지인도 같은 상황이었다.
알고 보니 B씨는 이름을 빌려주고 집 소유주가 된 명의대여자 역할을 한 것이다.
'젊은 집주인'의 실상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뜻도 잘 모르는 상태였다.
기초생활수급자였던 청년은 본인의 이름으로 된 집들이 소득으로 잡히면서 수급비도 끊긴 상황이라고 한다.
결국 B씨는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신고했다.
노숙인 등 상대적으로 사회에서 취약한 위치에 있는 이른바 '바지 사장', 즉 명의 대여자로 이용되는 사례들이 보고된 가운데 청년들까지 동원되는 사례가 포착됐다.
서류상으로는 소유주인 명의대여자들은 전세 사기 등 문제가 불거지면 책임을 떠안는 '꼬리 자르기'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특히 이 청년들이 계약한 집들이 아직 전세 계약이 상당 기간 남은 상황이라 피해가 뒤늦게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크다. 대표의 서랍 속 많은 이름의 도장이 있었다는 건 그 규모가 작지 않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