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여자 초등생 납치해 아파트 옥상에 결박… 현금 2억 요구한 납치범
2024-03-22 12:28
add remove print link
1심 징역 10년…재판부 “피해자 평생 고통”

같은 아파트에 살던 여자 초등학생을 납치한 뒤 부모에게 돈을 요구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 이동식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영리약취·유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 모(42)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백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도봉구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등교하던 여자 초등학생을 흉기로 위협해 옥상으로 데려간 뒤 피해자 부모에게 현금 2억원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청테이프로 결박된 상태로 옥상에 있던 피해자는 백 씨가 잠시 자리를 뜬 사이 테이프를 끊고 탈출해 인근 파출소를 찾아가 신고했다.
지인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아 1심에서 사기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백 씨는 항소심을 앞두고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의 구형량은 징역 15년이었다.
백 씨는 최후변론에서 직접 쓴 반성문을 읽으며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을 거라는 압박감에 제정신이 아니었다"면서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아이를 안전하게 보내주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범행을 저지르고 나서야) 제 어린 두 자녀가 생각나 바로 정신을 차렸다"며 "가정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어리석은 행동을 해 후회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