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축제' 사흘 남겨 두고 속초시가 내린 긴급 공지…다들 빵 터졌다

2024-03-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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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개화 시기…속초시, 축제 연장키로

벚꽃 개화가 늦어지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벚꽃 명소로 소문난 지역들이 미리 행사를 준비했다가 '벚꽃 없는 벚꽃 축제'를 맞이하게 생겼다.

결국 주최 측은 여럿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축제 기간을 연장, 한 차례 더 진행하는 식으로 대안을 마련했다.

벚꽃 명소로 소문난 강원도 속초시 영랑호 일대 둘레길. 벚꽃을 구경하는 관광객의 모습. 2019년 사진 / 뉴스1
벚꽃 명소로 소문난 강원도 속초시 영랑호 일대 둘레길. 벚꽃을 구경하는 관광객의 모습. 2019년 사진 / 뉴스1

강원 속초시가 '2024 영랑호 벚꽃 축제' 개막을 사흘 앞둔 27일 긴급 공지를 내렸다.

속초시는 이날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피할 수 없다면 버텨라. 벚꽃이 필 때까지 축제는 계속됩니다"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공지문을 올렸다.

공개된 공지문에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하늘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벚꽃이 안 핍니다ㅠㅠ', '그래서 영랑호 벚꽃 축제 두 번 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1차 기간 2024.3.30~31', '2차 기간 2024.4.6~7'이라는 행사 일정도 적혀 있었다.

27일 속초시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랑호 벚꽃 축제' 관련 공지문 / 속초시 공식 인스타그램
27일 속초시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랑호 벚꽃 축제' 관련 공지문 / 속초시 공식 인스타그램

당초 속초시는 이달 30일부터 이틀간 '벚꽃 맛집'으로 입소문 난 영랑호 일대 둘레길 7㎞ 구간에서 축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미 벚꽃 철이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지만, 속초시가 나서서 축제를 여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속초 반했나 봄'을 주제로 버스킹 공연, 오픈 마켓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했지만, 안타깝게도 축제의 '주인공'인 벚꽃이 피지 않으면서 속초시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고심 끝에 축제 기간 연장을 결정한 속초시는 "벚꽃 개화가 늦어짐에 따라 벚꽃 만발이 예상되는 다음 달 6일과 7일에도 행사를 한 번 더 운영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냈다.

이어 "영랑호 벚꽃 축제가 더 업그레이드돼 찾아왔다"며 "길어진 기간만큼, 더 길게 봄을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원도 속초시 영랑호변에 만개한 벚꽃과 설악산 설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2018년 사진 / 속초시 제공-뉴스1
강원도 속초시 영랑호변에 만개한 벚꽃과 설악산 설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2018년 사진 / 속초시 제공-뉴스1

영랑호 벚꽃 축제 연장 소식을 접한 이들은 "오호... 좋은 아이디어네요", "속초시 일 잘하네", "고생이네요", "센스있다", "하늘을 이기려 했다면 죽을죄라 하겠는데, 순리에 따라 두 번씩이나 한다니... 포상을 내려주소서", "많은 관광객이 즐기길 바랍니다", "빠른 대처에 박수를"이라며 환호했다.

한편 올해 벚꽃 개화일은 당초 지역에 따라 평년보다 1~7일 정도 빠른 이달 22일(부산 기준) 이후로 예상됐으나, 꽃샘추위가 길어지면서 그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기준 벚꽃이 관측된 주요 장소는 부산 수영구 남천동(3월 25일 개화)·경남 창원 진해구(3월 24일 개화)·경남 하동 쌍계사(3월 26일) 등이다.

평균적으로 남부, 제주에서 시작해 중부, 경기 북부·강원 순으로 꽃이 피고, 개화일로부터 평균 일주일 후에 벚꽃이 절정을 이루는 점을 고려하면 속초의 경우 2차 축제 기간쯤엔 활짝 핀 벚꽃을 관측할 수 있을 거로 보인다.

home 김혜민 기자 khm@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