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딸도 있는 경찰관이 매달 월급에서 100만 원씩 내놓은 이유

2024-03-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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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년째...“그들이 달라진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한 경찰관의 선행이 모두의 마음을 울렸다.

28일 동아일보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지구대 이성우(56) 경감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 경감은 노숙인들에게 '천사'다. 그는 월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0만 원 가량을 노숙인에게 밥과 생필품을 사주는 데 쓴다.

이런 생활을 한 지 올해로 9년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Followtheflow-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Followtheflow-Shutterstock.com

이 경감은 1992년 경찰복을 입고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주로 근무하며 노숙인이 얽힌 사건을 자주 접했다.

그는 ‘노숙인도 당장 굶주림과 추위를 피할 수 있다면 범죄로부터 멀어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던 차에 2016년경 서울 동작경찰서 노량진지구대로 배속됐고 관내 지하철역 등에 모여 사는 노숙인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노숙인을 도울 땐 늘 “받은 만큼 베풀고 자립해 달라”고 당부하는 게 이 경감의 습관이다. 이를 실천하는 노숙인도 생겨나고 있다.

노숙인이었던 김광훈(가명·47) 씨는 알코올의존증을 이겨내고 인근 주민센터에서 공공근로에 참여하며 생계를 스스로 책임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Tupungato-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Tupungato-Shutterstock.com

이 경감은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얻어 지난 8년간 노숙인 25명에게 거처를 구해주기도 했다. 지난달 말에도 교도소에서 출소한 한 정신질환자 노숙인 남성(60)의 집을 구해줬다.

아내와 딸이 있는 가장이기도 한 이 경감은 “(노숙인에게 주는 돈은) 내 형편에도 적은 돈은 아니지만 그만한 보람이 있다”며 “노숙인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선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