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포항의 해안야경 활용한 포장마차는 왜 없을까?

2024-04-02 16:09

add remove print link

해수욕장 주변 먹거리와 즐길거리 있는 시민휴식공간 필요해

유길주/위키트리 대구경북 논설위원
유길주/위키트리 대구경북 논설위원

엄마는 포항 사람이셨다.

70년대말~90년대 초까지 학생이었던 시절 나는 방학만 되면 방학기간 내내 소위 말하는 외갓집에서 살았다.

아무것도 없는 포항이었지만 그야말로 책에 나오는 외갓집에서의 생활을 누려봤다.

겨울이면 외삼촌들이 만들어준 썰매를 타고 논밭을 누비고 다녔고, 감자, 고구마를 구워먹었으며 여름이면 북부(영일대)해수욕장이나 송도 해수욕장에서 하루종일 물놀이를 했고 백사장에 수없이 많이 떠 밀려오던 조개를 구워먹었다.

대학생이 된후 외삼촌들과 송도 뚝방에 있던 포장마차에 가서 술도 먹곤 했었다.

고향 부산에는 해운대에 포장마차촌이 있다.

그리 싼 가격은 아니지만 바다와 야경을 보며 먹는 한잔 술과 먹거리는 참으로 운치가 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포항에는 포스코의 압도적인 야경이 있고 바다가 있는데 왜 포장마차가 없을까? 해운대 광안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압도적인 야경인데.."라는 아쉬움이.

타 지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포항만의 장점인데 이런 야경을 보며 퇴근 후 하루의 피로를 풀며 마시는 한잔 술이나 맛있는 먹거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다.

예전같이 위생에 문제가 있다거나 환경 오염의 염려가 있다거나 이런 걱정은 되지 않는다.

세상이 발전한 만큼 시민의식도 발전을 했기 때문이다.

포항의 송도 체육공원은 찾는 사람이 드물다.

주변에 먹거리나 즐길거리가 전무해서다.

포장마차촌 같은 게 들어선다면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사람 사는 냄새가 좀 나지 않을까?

포항시 차원에서 관리 감독을 하며 위생과 환경에 주의를 기울임과 동시에 분양이나 영업권 등의 방안을 생각 해본다면 세수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도시가 발전을 하려면 사람이 와야하고 돈이 돌아야 한다.

포항은 포항만의 장점이 너무나도 분명히 존재하는 도시이다.

포장마차는 하나의 예시일 뿐이지만 이런 장점을 조금씩이나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고민해보는 것도 좋다.

포항은 나에게 엄밀하게 말하면 타향이지만 세 아이가 태어난 도시이고 이젠 나의 고향이 됐다.

포항 시민의 일원으로서 포항이 시민 삶이 풍족하고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도시로 발전하길 기원한다.

나는 포항이 여전히 좋지만 그런 포항을 기대한다.

home 유길주 기자 Imp7111@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