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빨대를 빼먹다니“… 카페 찾아가 점주 무릎 꿇린 손님

2024-04-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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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무릎 꿇는 게 그렇게 편하냐?” 조롱도

4일 경기도 시흥시의 한 카페에서 배달 주문에 빨대가 누락됐다고 항의하는 손님에게 무릎 꿇은 채 사과하는 점주. / SBS 보도화면 캡처
4일 경기도 시흥시의 한 카페에서 배달 주문에 빨대가 누락됐다고 항의하는 손님에게 무릎 꿇은 채 사과하는 점주. / SBS 보도화면 캡처

음료 배달을 시켰는데 빨대가 빠졌다는 이유로 손님이 카페 점주를 무릎 꿇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 점주는 해당 손님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8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경기 시흥시의 한 카페에서 음료 배달을 받은 A씨는 “빨대가 오지 않았다”고 카페로 전화를 걸었다.

이후 매장 점주 B씨가 배달 기사를 통해 빨대와 함께 사과의 의미로 케이크를 보냈다. 하지만 주소를 잘못 받아 적은 탓에 배달 시간이 예상보다 다소 지체됐다. 그러자 A씨는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직접 가게를 찾았다.

가게에 도착한 A씨는 B씨를 향해 “다시는 그따위로 장사하지 말아라. 이 동네에서 살아남을 것 같냐”고 호통쳤다.

4일 경기도 시흥시의 한 카페에서 배달 주문에 빨대가 누락됐다고 점주에게 항의하는 손님.  / SBS 보도화면 캡처
4일 경기도 시흥시의 한 카페에서 배달 주문에 빨대가 누락됐다고 점주에게 항의하는 손님. / SBS 보도화면 캡처

소란이 벌어지자 지나가던 시민들이 멈춰서 가게 안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B씨의 사과에도 A씨의 큰소리는 계속됐다. B씨가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묻자, A씨는 '무릎이라도 꿇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을 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B씨는 무릎을 꿇었다고 했다. 그는 "빨리 사과를 하는 게 가장 편한 것 같았다. (그러자 A씨가) '넌 무릎 꿇는 게 그렇게 편하냐'고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빨대를 다시 갖다준다는 점주의 태도가 불손했다"며 "빨리 죄송하다고 했다면 무릎까지 꿇리진 않았을 것"이라고 매체에 밝혔다.

빨대 갑질 사건 이후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면서 눈물 흘리는 점주. / SBS 보도화면 캡처
빨대 갑질 사건 이후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면서 눈물 흘리는 점주. / SBS 보도화면 캡처

B씨는 해당 사건 이후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그 일이 있고 나서 거의 물 몇 모금밖에 못 먹었다. 그냥 손님들도 보고 싶지 않고 가게에 나오고 싶지 않더라"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B씨는 업무방해와 모욕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