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호텔서 사망한 20대 남녀 4명, '부검 결과' 끔찍한 정황 드러났다

2024-04-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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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부에서 숨져있는 남성 2명과 객실에서 숨진 여성 2명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의 한 호텔에서 20대 남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경찰 폴리스라인 자료 사진 / 뉴스1
경찰 폴리스라인 자료 사진 / 뉴스1

1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0시 35분쯤 파주시 야당동의 한 호텔에서 20대 남성 2명이 건물 밖으로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건물 외부에서 숨져있는 남성 2명과 객실에서 숨진 여성 2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남성 2명이 여성들을 살해한 뒤 객실에 머물다가 여성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출동하자 투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20대 여성 중 한 명인 A 씨는 고양시 거주자로, 하루 전 가족이 "친구를 만난다고 나간 후 연락이 안 된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택시 동선 등을 추적해 A 씨가 지난 8일 집을 나간 후 사건이 발생한 파주시의 호텔로 간 사실을 파악했고, 10일 오전 10시쯤 해당 호텔을 찾아 A 씨가 들어간 객실의 문을 두드렸다.

당시 객실 안에 있던 20대 남성 B 씨는 얼굴만 내민 채 "(A 씨가) 잠깐 객실에 왔었는데 어젯밤에 고양시에 있는 번화가에 볼일이 있다고 나갔다"고 말했다. 당시 여성 A 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값도 해당 번화가 인근으로 나왔다.

경찰은 남성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가 CCTV를 체크했고, 그사이 해당 객실 발코니에서 남성 2명이 투신했다. 두 사람은 친구 사이로 이날까지 해당 객실을 빌린 상태였다.

경찰은 CCTV 확인 결과 사건 발생 전 남성 2명이 함께 객실 안으로 들어갔고, 이후 여성들이 시간 간격을 두고 한 명씩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 이날 객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들은 손이 묶여있는 상태로 타살 정황이 포착됐다. 현장에서는 술병이 발견됐지만, 성범죄나 마약 등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숨진 여성들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지난 10일 부검을 의뢰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1일 오전 여성 2명의 사인에 대해 '목 졸림에 의한 사망'이라는 부검 소견을 내놨다.

국과수 측은 "사망에 이르게 한 결정적인 사인은 목 졸림"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여성들과 남성들의 관계 등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들이 한 앱을 통해 대화를 시작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숨진 20대 남녀 4명은 지인이나 연인 관계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은 남성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계획범죄 여부 등을 조사하는 한편,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은 여성들의 휴대전화를 수색 중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