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다…"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실험에서 뒤늦게 전해진 사실

2024-04-2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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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실험

'차량 급발진 실험'에 선뜻 자신의 차량을 내어준 시민이 있다.

지난 19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실험이 진행됐다.

지난 2022년 12월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이 사고로 할머니가 운전하던 차량에서 손자 이도현 군이 숨졌다.

고 이도현 군 / 유튜브 '실화 On'
고 이도현 군 / 유튜브 '실화 On'

이번 시험은 국내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 중 현장에서 이뤄진 첫 재연 시험이다.

사고 차량과 같은 ‘2018년식 티볼리 에어’ 차량에다 제조사 측이 제공한 ‘변속장치 진단기’를 부착해 시행됐다.

현행 제조물 책임법에 따라 소비자이자 피해자인 도현 군의 유가족이 모든 걸 준비해야 했다.

도현 군 아버지는 수천만 원을 들여 사고 차량과 동일 연식의 같은 기종을 구입하려 했었다.

그런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소식을 접한 강릉 시민이 본인의 차를 빌려줬다.

차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걸 알고도 내린 결정이다.

도로 통제는 전국모범운전자회 강릉지회가 도움을 줬다.

파손된 사고 차량 / 유튜브 '실화 On'
파손된 사고 차량 / 유튜브 '실화 On'

실험에서 차량을 직접 운전할 운전자도 구해야 했는데, 이 역시 전문 면허를 소지한 강릉 시민이 나서줬다.

시험은 총 네 차례로 나뉘어 진행됐다. 급발진 의심 당시 차량은 ‘웽’ 굉음을 내기 시작한 뒤 급가속 현상이 나타나면서 모닝 승용차를 추돌한 뒤 약 780m가량을 내달렸다.

일단, 굉음이 났던 지점에서 ‘풀 액셀’을 밟았다. 시험 결과 속도는 시속 120㎞까지 올랐다. 사고 당시와는 다른 결과였다.

사고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는 도현군의 할머니가 마지막 5초 동안 풀 액셀을 밟았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속도는 시속 110㎞에서 116㎞까지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운전자가 풀 액셀을 밟아서 생긴 사고’라는 제조사 측의 주장 근거가 된 EDR 기록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해볼 수도 있는 근거다.

또한, 시속 110㎞에서 5초 동안 풀 액셀을 밟았을 때의 속도 변화를 관찰한 결과, 시속 135~140㎞가 나왔다. 이 역시 시속 116㎞와는 다른 결과다. 법원에서 선정한 전문 감정인의 분석치(시속 136.5㎞)와 비슷했다.

유가족 측 하종선 변호사는 “우리 주장대로 EDR의 신뢰성이 상실됐다고 볼 수 있다”며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에 의한 급발진이 아니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해 주고 있다”고 했다.

도현 군 아버지는 “도현이가 마지막으로 달렸을 이 도로를 다시 보면서 정말 가슴이 무너지고, 소비자가 이렇게까지 무과실을 입증해야 하는지 화가 난다”고 했다.

이어 “국회는 도현이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