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살리려 죽기 살기로…" 2년 전 '참사' 재현될 뻔, 참혹한 사고 영상 공개

2024-04-25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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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남 함안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

경남 함안에서 2년 전 강원 강릉에서 일어난 급발진 의심 사고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파손된 A씨 차량 / 유튜브 'MBCNEWS'
사고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파손된 A씨 차량 / 유튜브 'MBCNEWS'

지난 24일 경남 함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1시 10분께 함안군 칠원읍 한 교차로에서 6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SUV가 원인불명 이유로 앞에 있던 승용차를 추돌했다. A씨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이후 SUV는 약 2.3km를 질주하다 칠서나들목 인근 지방도 교통 표지판을 충돌한 뒤 반대차선 가드레일 넘어 인근 논에 전복됐다.

당시 A씨가 몰던 차 뒷좌석에는 11개월 된 손녀도 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A씨는 갈비뼈 골절, 손녀는 머리를 다치는 등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복된 SUV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게 파손됐다. 최초 추돌 사고와 교통 표지판 충격 여파로 인근 차량 6대도 일부 파손됐다.

사고가 난 SUV는 출고된 지 한 달도 안 된 신차로 알려졌다.

이날 MBC는 사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손녀는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라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후 파란불로 신호가 바뀌고 차량이 서서히 출발하려는 순간 갑자기 속도가 높아지더니 앞차를 들이받는다.

그대로 앞차를 밀어낸 차량은 질주하기 시작했다. A씨는 "엄마야. 이 와 이라노, 이 와 이라노. 이 와 이라노"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급가속하며 역주행 차로로 들어선 차량은 앞서가던 승용차와 트럭을 앞질러 마주 오던 트럭을 간신히 피한다. 500여 미터를 역주행하다 제 차로로 들어온 차량은 결국 도로 옆 전봇대를 들이받은 뒤 그대로 튕겨 나갔다.

영상에서 A씨는 "'나는 이만큼 살았으니까 죽어도 된다. 어떻게 하든지 이 손녀딸을 살려야 되겠다' 그 생각으로 제가 핸들을 끝까지 안 놓쳤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브레이크를 죽기 살기로 밟았다. 죽기 살기로 밟아도 그게 뭐 완전 돌덩어리더라. 안 밟혔다. 제트기처럼 날았다"라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차량 제조사는 "차량 조사 전이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차량 후면이 햇빛에 반사돼 브레이크등이 들어왔는지 확인이 어렵다며 사고기록장치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유튜브, MBCNEWS

앞서 지난 2022년 12월 강원도 강릉에서 급발진 의심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운전자와 함께 차량에 타 있던 손자 이도현 군이 숨지고 운전자는 살아남는 비극이 발생했다.

운전자 가족은 최근 운전자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국내 첫 재연 시험을 진행했다. 시험 감정 결과 사고 당시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