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외국인 때리고 갈취하던 일당... 알고보니 이런 사람들이었다

2024-04-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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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민보호연대' 소속 회원들, 미등록 외국인 폭행 및 갈취 혐의로 송치
경찰 “외국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 부추기고 있다”

충북 음성에서 미등록 외국인들을 찾아내 폭행하거나 협박 및 금품 갈취를 저지르던 일당이 검찰에 송치됐다.

충북경찰청은 22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감금, 공동 공갈) 등 혐의로 A(37) 씨 등 3명을 구속 송치하고, 비교적 가담 정도가 낮은 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 23일부터 약 3주간 충북 음성군 외국인 밀집 지역을 돌아다니며 미등록 외국인들을 무작위로 붙잡아 가스총과 삼단봉으로 위협 및 폭행하고 1,700여만 원 가량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Onlyshaynestockphoto-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Onlyshaynestockphoto-shutterstock.com

A 씨 등은 임의로 제작한 사설탐정 신분증과 무전기, 가스총, 전기충격기와 삼단봉 등의 장비를 갖추고 4대의 차량으로 이동하며 길거리에 있는 외국인을 발견하면 신분증을 내보이며 외국인 등록증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미등록 외국인이 도주하려 하면 피해자를 추격해 넘어뜨린 후 무차별 폭행하거나 가스총을 들이밀며 위협하는 식으로 불법 체포한 뒤, 신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100만 원에서 200만 원씩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현금이 없으면 지인들이 돈을 마련해 올 때까지 차량에 감금하거나 금목걸이, 금반지 등의 현물을 갈취하기도 했다.

A 씨 등은 미등록 외국인을 찾아내 실제 경찰이나 출입국사무소 등 관계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범행을 이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등록 외국인 폭행 및 갈취 사건을 일으킨 '자국민보호연대' / 네이버 카페 '자국민보호연대'
미등록 외국인 폭행 및 갈취 사건을 일으킨 '자국민보호연대' / 네이버 카페 '자국민보호연대'
'자국민보호연대' 설립자 박진재 자유통일당 후보 / 유튜브 '국민우선TV(박진재)'
'자국민보호연대' 설립자 박진재 자유통일당 후보 / 유튜브 '국민우선TV(박진재)'

경찰은 이들이 지난 총선 대구 지역에 출마한 박진재 자유통일당 후보가 만든 '자국민보호연대' 소속 회원들이라고 밝혔다.

충북경찰서 형사기동대 관계자는 "미등록 외국인들의 약점을 이용한 범행으로 외국인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며 "부당한 체포 또는 금품을 요구받은 피해자나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경찰청 등에서도 박 후보를 비롯한 자국민보호연대 회원들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 중이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