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들 “예정대로 오늘부터 사직”... 반쪽짜리 특별위원회 열리나

2024-04-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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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예정대로 4월 25일부터 사직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
의협, 특별위원회 불참 의사 밝혔다

오늘(25일)부터 의대 교수들이 병원을 떠난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첫 회의가 오늘 열릴 예정이지만, 의협은 참여하지 않는다.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며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며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의대 교수들이 이날부터 개인의 사정과 판단에 따라 사직을 시작한다.

의대 교수들은 사직 의사를 밝히고 1개월이 지나면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는 민법 조항에 따라 지난달 25일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의 사직서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전국 20여 개 의대가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3일 온라인 총회 후 "예정대로 4월 25일부터 사직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정부의 사직서 수리 정책과 관계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 위원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30일이 지난 시점부터 개인의 선택에 따라 사직을 실행한다"며 "비대위 수뇌부 4명은 5월 1일부터 실질적으로 병원을 떠난다"고 밝혔다.

방재승 서울대 의대·서울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의 비합리적이고 독선적인 정책 수립 및 집행에 대한 항의와 올바른 의료개혁을 위한 정책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교수들은 3월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 국립대나 사립대 총장이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으면 사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난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사표냈으니 출근 안 한다' 이렇게 하실 무책임한 교수님이 현실에선 많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일부 교수는 사직서 수리 여부와 관련 없이 떠날 것이며 무단결근으로 징계를 받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우경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 언론대응팀장은 "사직 효력이 문제가 된다면 법원에 가서 다퉈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의료개혁의 세부 내용을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오늘 오전 서울에서 첫 회의를 연다.

특위는 지역의료 강호,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수가 등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를 핵심으로 하는 '4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한다.

내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논의는 특위 안건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불참을 선언하며 특위에서 실행력을 담보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특위는 구성과 역할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돼 있지 못하다"며 "제대로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위원회가 된다면 참여하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