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예배모임 따라갔다 그 장면 보고 도망친 남자 “살며 이런 공포 처음”

2024-04-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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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인 글쓴이는 어떤 장면을 본 것일까

교회 십자가 / 뉴스1 자료사진
교회 십자가 / 뉴스1 자료사진

기독교인인 여친의 예배모임에 따라갔다가 공포에 질려 줄행랑을 친 남성의 사연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정 종교에 대한 오해가 어떤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사연이다.

‘여친 예배모임 따라갔다가 식겁’이란 제목의 게시물이 24일 인터넷 커뮤니티 포모스 등에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2022년 7월 30일 직장인 익명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한 대기업 사원의 글을 캡처한 것이다. 대기업 사원은 왜 여친 예배모임에서 식겁한 것일까.

글쓴이는 “대학생인 여친이 기독교를 믿는다. 자매결연을 맺은 학교의 대학생들끼리 갖는 예배 모임을 참관했다”라면서 예배 모임에서 봤던 광경을 소개했다.

그는 “오후 6시가 되니 자기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예배를 시작했다. 찬송가 부르고 나서 갑자기 모두 주저앉기 시작하더니 여친 나이랑 비슷한 또래 애들이 팔을 휘저으면서 무슨 랩을 하듯이 사투리 내뱉으며 기도를 하더라”라고 말했다.

1분가량 기도 모습을 지켜보던 글쓴이는 가방을 싸 들고 도망치듯 예배 장소를 빠져나왔다.

그는 “등에 식은땀이 줄줄 난다. 여친, 여친과 같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한테 부재중 카카오톡만 600개가 넘게 와 있다. 여친이 590개를 보냈고 여친 교회 지인이 10개 정도 보냈다. ‘오해가 있는 거 같다’는 투의 문자를 보냈다”라면서 “여친에게서 부재중 전화가 20건 정도 왔는데 차마 받질 못하겠다. 카카오톡 문자도 하나도 안 읽고 있다”고 했다.

글쓴이는 예배 모임을 보고 무서웠다고 했다. 그는 “‘컨저링’ 같은 공포영화를 볼 때나 군대에서 수류탄을 던지거나 유격 강하훈련을 할 때도 실실 웃는 성격이라 ‘편두엽이 절개됐냐’고 친구들한테 우스갯소리도 들었는데 살면서 이런 공포감을 처음 느껴봤다”라면서 “등에서 식은 땀이 줄줄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본 예배 모습과 비슷한 예배 장면을 담은 사진을 첨부했다.

글쓴이가 올린 사진. 그는 자신이 본 예배 모습이 사진 속 장면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 블라인드
글쓴이가 올린 사진. 그는 자신이 본 예배 모습이 사진 속 장면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 블라인드

글쓴이는 “딱 저 구도였다. 정좌 자세로 앉아 처음엔 좌우로 스트레칭하듯이 목을 흔들면서 무슨 말을 줄줄 외우더니 손을 번쩍 들고 휘저으면서 기도문 같은 걸 읊더라”라고 말했다.

글 작성자는 방언으로 통성기도를 하는 모습을 목격한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는 ‘방언’에 대해 “우리의 이성적인 감각기관으로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영의 언어”라거나 “하나님께서 주신 기도의 언어”, “하나님 나라의 영적인 언어”, “성령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주시는 성령의 은사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한다. 그런 측면에서 방언 기도는 일종의 영적인 기도라고 할 수 있다.

통성기도란 기독교에서 사용되는 기도의 한 방식으로 큰 목소리로 기도하는 것을 뜻한다. 주로 한국의 개신교 예배 및 집회에서 이뤄지기에 ‘한국식 기도’로 불린다.

글 작성자를 비롯해 기독교 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알아듣기 힘든 말을 큰 목소리로 읊으며 기도하는 모습에서 이질감을 느낄 수 있다. 일부 기독교인 사이에선 방언기도와 통성기도가 믿음의 척도를 증명하는 건 아니란 말도 나온다. 초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면 묵상 기도가 유익하다는 주장도 있다.

<글쓴이가 올린 글>

여친이 기독교 믿어서 무교인 저도 근래에 같이 교회 나가게 되었습니다. 여친은 대학생이에요.

교회 말고도 자매결연 맺은 학교의 대학생들끼리 갖는 예배모임 CCC(Campus Crusade for Christ: 한국대학생선교회)도 있다길래 가봤습니다. 전 직장인이라 참관만 했어요.

모두 반갑게 맞아주면서 인사 나누다가 오후 6시 정각 되니 자기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예배 시작했어요.

찬송가 부르고 나서 갑자기 모두 주저앉기 시작하더니 여친 나이랑 비슷한 또래 애들이 팔 휘저으면서 무슨 랩 하듯이 사투리 내뱉으며 기도를 하더라고요.

1분 정도 듣다가 이건 아닌 거 같아서 바로 가방 싸 들고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 왔습니다.

등에 식은 땀 줄줄 나고 지금 여친이랑 여친 같은 교회 사람들로 부재중 카톡만 600개가 넘게 와 있어요. 여친이 590개 보냈고 여친 교회 지인이 10개 정도 보냈어요. ‘오해가 있는 거 같다’는 투로 톡을 보냈네요.

전화도 여친 번호로만 부재중으로 20건 정도 왔는데 차마 받질 못하겠어요. 카톡도 하나도 안 읽고 있습니다.

‘컨저링’ 같은 공포영화 볼 때나 군대에서 실탄 쏘고 수류탄 던지거나 유격 강하훈련 할 때도 실실 웃는 성격이라 편두엽 절개되었냐고 친구들한테 우스갯소리도 들었는데 살면서 이런 공포감 처음 느껴봤습니다. 등에서 식은 땀이 줄줄 나요.

사진은 인스타그램 맞팔해둔 여친 지인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라온 건데 장소랑 예배 구도가 제가 8시간 전 있었던 그 예배랑 일치합니다.

딱 저 구도로 정좌 자세로 앉으면서 첨엔 좌우로 스트레칭하듯이 목 흔들면서 무슨 말을 줄줄 외우더니 손 번쩍 들고 휘저으면서 기도문 같은 거 읊더라고요.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