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넘긴 서울시 대관람차 사업, 시민 세금 우회 투입 되고 있다는 지적 제기돼

2024-05-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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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사업자 유치 위해 SH공사 출자자로 참여, 사업비 1.1조로 대폭 증가
최재란 서울시의회 의원, “서울시 재정 우회 투입하려 한다”고 지적

서울시의 대관람차 '트윈아이' 사업의 총사업비가 약 1.1조로 대폭 증가한 가운데 전액 민간 자본을 유치해 조성하겠다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언과는 달리 서울시민의 세금이 우회 투입되고 있다는 지적이 서울시의회에서 제기됐다.

최재란 서울시의회 의원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323회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회의에서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의 대관람차 사업 보고를 받은 뒤 사업 추진 과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서울 트윈아이 컨소시엄이 제안한 대관람차 사업조감도 / 서울시
서울 트윈아이 컨소시엄이 제안한 대관람차 사업조감도 / 서울시

최 의원은 "서울링, 서울항, 리버버스 등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서울시 재정이 과도하게 투입된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오세훈 시장은 민간 자본을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다”며 “대관람차 사업 역시 전액 민간 자본으로만 조성할 것처럼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SH공사의 지분 참여라는 방식으로 서울시 재정을 우회 투입하려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대관람차 사업비는 최초 4000억 원으로 예상됐으나, 민간사업자의 참여 유도를 위해 SH공사를 출자자로 참여시키면서 사업비가 대폭 증가했다. SH공사의 공모를 통해 구성된 컨소시엄은 대규모 복합문화시설과 상업시설까지 포함해 도합 9100억 원에 달하는 제안서를 제출했고, 이후 서울시는 총사업비 1조 871억 원의 사업계획을 수립한 상황이다.

SH공사 옥외 간판의 모습 / 연합뉴스
SH공사 옥외 간판의 모습 / 연합뉴스

최 의원은 “대관람차 사업비가 기존 4000억 원에서 대폭 증가해 현재 1조를 넘겨버렸는데, SH공사가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사업비가 늘어나면 SH공사의 출자금도 늘어나게 된다”며 “서울시의 재정이 투입되는 SH공사의 출자금을 민간 자본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에서는 지난해 대관람차 위치를 하늘공원으로 검토하며 지반조사까지 진행했었는데, 이번 제안에서는 평화의 공원으로 위치를 변경하며 다시 지반조사를 하게 됐다”며 “작년 지반조사 비용은 매몰 비용이 됐고, 올해 실시할 지반조사도 서울시 예산으로 하게 된다”라고 서울시 재정의 우회 투입을 꼬집었다.

서울시는 대관람차의 사업성이 뛰어나 민간의 관심이 아주 높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사업의 규모가 크고 막대한 사업비가 소요되는 만큼 민간자본의 참여가 쉽지 않아 서울시에서 적극적으로 다양한 편익을 제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시는 이번 사업이 SH공사의 높은 지분 출자, 이익 창출을 위한 대규모 상업시설 추가, 기반 시설, 지반조사 비용 등 재정 투입을 비롯해 각종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최근 기재부와의 협의를 통해 2026년 상반기 조기 착공까지 추진하고 있다.

최재란 서울시의회 의원 / 서울시의회
최재란 서울시의회 의원 / 서울시의회

이에 최 의원은 “컨소시엄 출자회사 중 자기자본이 5천만 원에 불과한 회사도 있어 신뢰도에 의문이 간다”며 “사실상 시민 세금인 SH공사의 출자금과 서울시와 SH공사의 공신력으로 이끌어가는 재정사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대관람차 사업이 리버버스와 마찬가지로 서울시 재정이 상당 부분 투입되는 민간특혜 사업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2026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조기 착공만을 목표로 서두를 것이 아니라 특혜 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SH공사의 출자비율, 수익배분 구조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철저한 안전검증도 거쳐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home 이필재 기자 phillo082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