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독면 닮은 '게이밍 마스크' 제조업체, 벌금 15억 원 물게 됐다 (+이유)

2024-05-0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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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C 조사 결과 허위 광고로 판명

게이밍 기기 전문 업체 레이저(RAZER)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로부터 110만 달러(약 15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됐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로고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로고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이하 FTC)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레이저를 상대로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레이저가 제퍼(Zephyr) 마스크의 성능과 효과를 허위로 광고했기 때문이다.

게이머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이 있다. 평범한 물건에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LED를 달고 '게이밍'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불티나게 팔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농담을 실제로 구현해 낸 것만 같은 물건이 레이저의 제퍼 마스크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공개된 이 마스크는 방독면과 흡사한 디자인에 좌우에 달린 2단 이중 흡기 팬, 그리고 교체 가능한 N95 등급 필터를 지닌 강력한 보호기능을 가진 마스크로 소개됐다.

레이저 사의 제퍼     '게이밍'    마스크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레이저 사의 제퍼 '게이밍' 마스크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물론, 게이밍 제품이라고 소개된 것답게 무지개색 LED는 당연히 탑재돼 있었고 제퍼 마스크의 광고는 틱톡,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여러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홍보됐다.

그러나 FTC 조사 결과 이는 허위 광고로 판명됐다. 광고와 달리 제퍼 마스크는 FDA(미국 식품의약국)나 N95 표준을 정한 NIOSH(미국 국립산업보건원)에 테스트받은 적이 없고, 따로 N95 인증도 받지 못했다.

이후 FTC 통보를 받은 미국 법무부는 레이저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지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레이저는 10만 달러의 민사 소송 벌금 부과와 함께 제퍼 마스크 판매 수익에 해당하는 약 107만 달러(약 14억 원)를 국가에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해당 벌금은 제퍼 마스크를 구매한 이들 모두에게 '전액 환불'을 제공하기 위해 활용된다.

현재 제퍼 마스크는 판매되고 있지 않으며, 공식 홈페이지나 유튜브에서도 관련 정보가 삭제된 상태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