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 앱 개발·운영비만 223억 원... 정작 스토어에서 검색조차 안 돼

2024-06-0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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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산하 출자·출연기관이 운영한 공공 앱 총 50개의 4년간 비용은 223억 원
50개 애플리케이션 중 제대로 활용되지 못 하는 것만 30개에 달해

서울시와 산하 출자·출연기관이 공공 앱 개발 및 운영을 위해 지출한 예산이 22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당수는 다운로드 횟수가 너무 적거나 이용 만족도가 낮았고, 아예 다운로드가 불가능한 애플리케이션도 있었다.

서울특별시의회건물. / 서울특별시의회
서울특별시의회건물. / 서울특별시의회
소영철 서울시의회 의원이 서울시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와 산하 출자·출연기관이 운영한 공공 앱은 총 50개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애플리케이션 개발 비용과 관리·운영비를 합한 금액은 223억 8676만 원에 달한다. 공공 앱이 늘어나면서 연도별 관리·운영비는 2020년 12억 6389만 원에서 2024년 25억 6902만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문제는 해당 애플리케이션들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고 접근성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50개의 애플리케이션 중 16개가 사용도가 떨어지거나 새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돼 폐기됐고, 다운로드 횟수가 수천~수만 회에 그친 것도 24개나 됐다.

서울시가 지난해 1월 출시한 가상세계 '메타버스 서울' 이미지. / 서울특별시
서울시가 지난해 1월 출시한 가상세계 '메타버스 서울' 이미지. / 서울특별시
대표적인 예로 서울시가 지난해 1월 출시한 3차원 가상 세계 '메타버스 서울'은 운영·개발비로 48억 4145만 원이 들었다. 그러나 24년 4월 기준 다운로드 횟수는 2만 9154회에 그쳤으며 일평균 방문자는 537명에 그친다.

서울시가 교통약자를 위한 맞춤형 길 찾기 서비스로 2021년 출시한 '서울 동행맵'도 개발과 운영비로 12억 3274만 원을 썼지만 다운로드 횟수는 5723회에 그친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감염병 대중교통 안심 이용 앱으로 출시했다가 이용률이 떨어져 올해 교통약자를 위한 대중교통 맞춤형 정보제공 앱으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아예 다운로드가 불가능한 공공 앱도 있다. 서울시가 2020년 12월 출시한 'CPR 서포터즈'는 소방방재상황실과 연계해 심폐소생술 서포터즈에게 심정지 응급환자 발생 장소를 알려주는 용도로 개발됐다. 개발 및 운영을 위해 2억 6234만 원이 쓰였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이에 서울시는 "2023년부터 앱 유지관리를 위한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어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하지 못해 검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영철 서울시의회 의원. / 소영철 의원실
소영철 서울시의회 의원. / 소영철 의원실
문제를 제기한 소의원은 "대다수 시민은 서울시 공공 앱이 50개나 된다는 사실도 모르고 찾기도 힘들 것"이라면서 "시민 이용과 평가가 저조한 공공 앱을 정리하고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공 앱을 한 번에 확인하고 시민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골라서 다운 받을 수 있는 '통합플랫폼' 구축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제안했다.

home 권혁재 기자 mobomtaxi@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