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연시험은 사적 감정”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제조사 반박 입장

2024-06-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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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운전하던 차량에서 숨진 손자

일명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관련 차량 제조사가 처음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10일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지난 2022년 12월 할머니가 운전하던 차량에서 숨진 이도현 군 사건 관련된 것이다. 유족은 급발진을 주장하며 사고 원인을 입증하기 위한 재연 실험까지 했다.

KGM은 "불의의 사고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을 유가족(원고)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것을 우려해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법원에서 상세히 소명해왔지만, 원고 측의 재연시험 결과 발표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반박을 내놨다.

KGM은 지난 4월 19일 진행됐던 공식 재연시험 방법이 사고 당시 모습과 상이한 점, KGM이 제안한 추가 주행 시험 결과 국과수와 유사한 결과가 나온 점, 원고들이 지난 5월 27일 진행한 자동 긴급 제동장치(AEB) 기능 재연시험은 객관성이 결여된 점 등 3가지를 주장했다.

사고 당시 차량 모습 / MBC '실화탐사대'
사고 당시 차량 모습 / MBC '실화탐사대'

KGM "해당 시험은 모든 주행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100% 밟았음을 전제로 진행됐으나, (그 근거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100% 밟았음을 기록한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의 기록이 전부"라고 했다.

EDR은 에어백이 터질 정도로 강한 충격이 있어야 사고 기록을 저장하되 그 기록은 에어백이 전개된 때로부터 소급해서 '마지막 5초'뿐이기 때문에 모든 주행 구간에서 '풀 액셀'을 밟은 건 실제 사고 당시 상황을 재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KGM은 "법원에서 지정한 감정인의 감정 결과 '운전자가 모든 주행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100% 밟았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에도 반하는 조건으로 재연시험이 이뤄졌다"고도 했다.

KGM은 "사건 차량은 EDR 데이터가 기록되기 이전에 다른 차량을 추돌하는 등 큰 충격이 있었기 때문에 정상 차량과 동일한 수준으로 가속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고 이도현 군 묘소 / MBC '실화탐사대'
고 이도현 군 묘소 / MBC '실화탐사대'

이어 "사건 차량이 실제로 시속 100㎞로 주행한 구간은 오르막으로, 재연 시험은 평지에 가까운 구간에서 이뤄져 데이터의 차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KGM은 "원고들이 시행한 주행 시험과 별개로 이 사건 사고 당시 조건에 따라 KGM의 제안에 의해 실시된 감정 결과, 감정인은 국과수 사고조사보고서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분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AEB 재연시험은 법원을 통하지 않은 사적 감정으로, 객관성이 담보된 증거 방법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가 다른 차량을 추돌할 당시 가속 페달을 60% 이상 밟았기 때문에 AEB가 작동하지 않은 채 경고음만 울렸던 것"이라며 "원고들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는 점은 이미 입증된 부분"이라고 못박았다.

고 이도현 군 유족 법률대리인 하종선 변호사는 "KGM 측 주장은 여태까지 이뤄진 감정을 통해 밝혀진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맞섰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