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호칭 최대 난제... “친구 아내가 나보다 연상인데 뭐라고 불러요?”
2024-06-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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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은 어떻게 호칭해야 한다고 설명할까

연상인 친구 아내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친구 와이프가 연상인데 제수씨? 형수님?’이란 제목의 게시물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글쓴이는 “친구 와이프가 나보다 다섯 살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제수씨라고 불러야 하나, 형수님이라고 불러야 하나”라고 누리꾼들에게 물었다.
누리꾼들은 “와이프분”, “누님”, “저기” 등의 대답을 내놨다.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비슷한 질문에 ‘OO씨’라고 부르라는 답변이 많았다. 상당수 누리꾼들이 공감한 답변이다.
문제는 연하인 남편 친구에게 OO씨라고 이름이 불리는 데 대한 반감이 없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연하 남편과 살고 있다는 한 여성은 “개인적으로 제수씨든 형수님이든 누나든 와이프분이든 뭐든 거슬리지 않는데 나보다 어린 남편 친구들이 이름으로 OO씨라고 부르면 기분이 이상할 듯하다. 보통 남편 친구들은 나한테 호칭 생략하고 그냥 말하더라. 남편에게 날 가리킬 땐 와이프분이라 하고 친해져서 누나라 부르는 애들도 있긴 하다”라고 말했다.
형수님이라고 호칭하란 조언도 있었다. 친구 아내를 제수씨라고도 부르는데 형수님이라고 부르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일부 누리꾼은 누나라고 부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란 책자에 따르면 친구의 아내를 제수 또는 제수씨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가족 간에 부르거나 이르는 말의 쓰임이 사회적인 관계로 확장된 사례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제수는 남자 형제 사이에서 동생의 아내를 이르거나 남남의 남자끼리 동생 뻘이 되는 남자의 아내를 이르는 말로 한정돼 있다. 친구 아내를 부르거나 이를 때 제수나 제수씨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친구 사이가 형제처럼 친밀하고 친구 아내가 이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느끼지 않는다면 제수라는 말을 쓸 수 있다.
정혜선 국립국어원 학예사는 “친구의 아내에 대한 호칭은 젊은 층이라면 ‘아무개 씨’와 같이 이름을 부르고, 집안끼리 잘 아는 사이일 때는 ‘아무개 엄마’ 또는 ‘아무개 어머니’, 나이가 든 사람들은 ‘여사님’ 또는 ‘김 여사님’ 정도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한 누리꾼은 “내가 신랑보다 나이가 많은데 결혼하기 얼마 전부터 알게 된 친구는 제수씨라고 부르고 연애할 때부터 오래 알고 지낸 친구는 OO씨라고 부른다. 또 연애하기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는 누나라고 부른다. 나도 헷갈릴 지경이다. 근데 OO씨가 낫지 누나도 별로 좋진 않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