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6글자…유출돼 버린 이번 호우 대비 '대통령 지시사항'

2024-07-09 18:02

add remove print link

커뮤니티에서 확산 중인 '호우 대비 대통령 지시사항' 공문

지난 8일 밤부터 9일까지 경북·충북 등 일부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호우 대비 대통령 지시사항' 공문이 온라인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8일 오전 경북 안동시 송천동 개운사에서 사찰 관계자와 불자들이 집중호우로 뒤편 야산에서 쏟아진 토사와 낙석으로 인해 허리까지 차오른 배수구를 뚫고 있다. / 뉴스1
8일 오전 경북 안동시 송천동 개운사에서 사찰 관계자와 불자들이 집중호우로 뒤편 야산에서 쏟아진 토사와 낙석으로 인해 허리까지 차오른 배수구를 뚫고 있다. / 뉴스1

9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출되어 버린 이번 호우 대처 통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게시물에는 8일 자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공문 형태로 배포한 대통령 지시사항이 담겼다.

"호우 대처와 관련해 대통령 지시사항을 아래와 같이 통보하오니, 각 기관(부서)에서는 철저히 이행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 아래에는 "이번 장마에도 피해 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는 총 16글자의 짤막한 대통령 지시 사항이 적혔다.

대통령 지시사항이 담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문 / 온라인 커뮤니티
대통령 지시사항이 담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문 / 온라인 커뮤니티

실제 해당 공문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 정보 공개 포털에도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올라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배포된 대통령 지시사항 통보 공문 / 정보공개포털
문화체육관광부에 배포된 대통령 지시사항 통보 공문 / 정보공개포털

이 내용은 각 정부 부처뿐 아니라 도 교육청, 행정복지센터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도 공문 형태로 전해졌다.

16글자짜리 공문을 접한 네티즌들은 "종이 아깝다", "저게 끝?", "이게 진짜 공문이라고?", "내용 보고 진짜 놀랐다...", "설마 이게 진짜라고?", "너무 성의 없는 거 아닌가...", "차라리 거짓말이라고 해줬으면...", "이제 유출한 사람 찾아내는 건가", "아무 내용이 없는데?"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틀간 쏟아진 집중 호우에 대구 경북 지역에서는 피해가 속출했다. 9일 새벽에는 경북 경산에서 40대 여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날 대구에서는 차량 4대가 길 위에서 침수돼 소방 당국이 구조에 나서기도 했다.

집중호우가 내린 9일 오후 경북 경산시 진량읍 평사리 문천지 상류에서 소방구조대가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 뉴스1
집중호우가 내린 9일 오후 경북 경산시 진량읍 평사리 문천지 상류에서 소방구조대가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 뉴스1

소방 당국은 경북에서만 주택 침수 73건, 토사 낙석 25건, 도로 장애 64건, 기타 호우 피해 상황 62건 등 230여 건의 신고를 접수하고 조치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경북 등에서 발생한 호우 대처 상황을 보고받고 "최근 기후변화 영향 등으로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장마에도 피해 대비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