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공범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VIP에게 얘기하겠다”

2024-07-0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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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녹음 파일 확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이 모 씨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에 나섰다는 정황이 확보됐다.

지난달  21일 오전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가 진행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왼쪽)이 위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오전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가 진행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왼쪽)이 위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씨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을 도왔다는 취지로 말하는 통화 내용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확보했다.

공수처는 최근 이른바 '골프모임 단톡방'을 공익신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변호사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이같은 통화 녹음을 제출받았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이후인 지난해 8월 통화에는 이 씨가 A씨에게 임 전 사단장 거취 문제와 관련해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에게 얘기하겠다"고 다른 단톡방 멤버에게 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병대 출신인 이 씨는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2차 주가조작'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인물이다.

앞서 임 전 사단장은 해당 골프 모임을 모르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번 통화 녹음 공개로 그의 입장이 흔들리게 됐다. 야권에서는 이 씨가 임 전 사단장의 '구명 통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21일 국회 청문회에서 "해당 골프 모임이 추진되는 자체를 알지 못했고, 그분(이씨)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 휴대전화에 그분 전화번호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6일 예정된 청문회에서김 여사와 그의 모친 최은순 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 등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주제로 한 청문회는 채상병의 기일인 19일에 열린다. 증인으로는 수사외압 의혹에 연루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22명이 채택됐다.

이틀간 청문회의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된 인원은 증인 39명, 참고인 7명 등 모두 46명에 달한다.

한편 녹취록 보도를 접한 임 전 사단장은 10일 두 차례에 걸쳐 위키트리에 입장문을 보내왔다. 내용상 여러 언론사에 보낸 걸로 추정된다. 다음은 임 전 사단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1. 관련 사실관계

- 임성근은 2023. 7. 28. 오전에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모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였음.

- 이종섭 전 장관께서 해병대수사단 보고서를 결재한 시점은 2023. 7. 30. 미상이고, 이 전 장관께서

이 결재를 번복한 시점은 2023. 7. 31. 미상임.

※ 누군가에 의해 소위 임성근 구명로비가 있었다면 늦어도 이 전 장관께서 이 결재를 번복한 2023. 7. 31. 이전에 이루어져야 함

- 임성근의 사의 표명 사실은 2023. 8. 2.경 언론에 보도됨(임성근 기억)

- 임성근은 2023. 7. 19.부터 2023. 8. 31.까지 청와대 경호처 출신인 A씨께 전화를 건 사실이 없음

(임성근의 발신 통화내역을 확인함)

- 임성근은 2023. 7. 19.부터 8. 1.까지 A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기억이 없으나, 이 부분은 A씨의 통화내역을 확인하면 명확히 확인될 것임

- 임성근은 2023. 8. 2. 이후 미상일에 A씨로부터 ‘언론을 통해 저의 사의 표명을 들었다. 제 건강 잘 챙겨라’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듯한데, 수령 일시와 정확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함. 전화통화 한 기억이 없으나 이 부분 또한 A씨의 통화내역을 확인하면 명확히 확인될 것임

- 임성근은 이종호씨와는 한번도 통화하거나 만난 사실이 없음.

- JTBC의 7. 9.자 뉴스에 의하면 2023. 8. 9. 김규현 변호사에게 임성근을 위한 구명로비가 있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보도됨.

2. 임성근의 의견

- JTBC가 7. 9. 보도한 임성근 구명을 위한 로비설에서 로비활동의 주체는 이종호씨 또는 A씨로 보임

- 위 구명로비설에서 이종호씨는 A씨로부터 임성근의 사직 의사 표명 사실을 들은 것으로 되어 있음

- 임성근은 사의 표명 전후로 어떤 민간인에게도 그 사실을 말한 바 없으므로 A씨는 임성근의 사의 표명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도 언론을 통해 알았을 것인데 그 시점은 사의 표명 사실이 언론에 최초 보도된 2023. 8. 2.경부터 이종호씨가 김규현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 2023. 8. 9.경 사이가 될 것임

-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로비설의 주인공격인 A씨와 이종호씨는 이종섭 전 장관께서 기존 결재를 번복한 2023. 7. 31. 미상 시각까지 이장관의 결재 내용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A씨든 이종호씨든 임성근을 위해 누군가를 상대로 로비한다는 것은 불가능함.

- 언론이 권력 행사와 관련하여 합리적 근거를 갖추어 의혹 제기를 하는 것은 언론의 본질적 사명이라고 생각하나, 그 의혹을 보도하기 전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객관적 사실관계의 확인과 검증, 비판적 검토를 거쳐서 제기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아래는 '이종호를 통한 임성근 구명로비설'과 관련하여 저(임성근)가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정리한 두번째 입장문입니다.

- 아 래 -

1. JTBC 보도에 등장한 녹취는, 해병대 출신인 이종호씨와 해병대 출신 변호사 B씨 사이의 2023. 8. 9.자 통화내용인데, 보도에 나온 이종호씨의 발언을 그대로 적시하면 이렇습니다.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그래 가지고 A(해병대 출신 前대통령 경호처 직원)가 전화가 왔더라고. 그래 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 원래 그거 별 3개 달아주려고 했던 거잖아. 그래 가지고 그래서 이제 포항에 가서 임성근이 만나기로 했는데 이건 문제가 되니까 이 XX(임성근) 사표 낸다고 그래 가지고 내가 못하게 했거든. 그래 갖고 A가 이제 문자를 보낸 걸 나한테 포워딩을 했더라고. 그래서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 왜 그러냐면 이번에 아마 내년쯤에 발표할 거거든. 해병대 별 4개 만들 거거든. {그러니깐요. 그 저 그럼 뭐 저기 아니 근데 원래 이게 지금 떠오르는 게} {위에서 그럼 지켜주려고 했다는 건가요, VIP 쪽에서?} 그렇지. 그런데 이 언론이 이 XX들을 하네.”

2. 위 발언 내용 자체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있습니다.

가. 우선, 이종호씨가 했다는 ‘절대 사표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과 관련하여, 그 말을 언제,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하였다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제 포항에 가서 임성근을 만나기로 했는데”라는 표현에 비추어, 사표 이야기(7. 28. 임 사단장은 해병대사령관에게 사의 표명, 8. 2. 언론에 보도)가 나오고 그 통화가 이루어진 8. 9.까지 이종호씨는 임성근 사단장을 만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이종호씨가 임성근 사단장에게 그러한 말을 하였다면 전화로 하였을 것인데, 그러한 전화통화 사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거듭 말씀드리지만, 임성근 사단장은 지금까지 이종호씨와 일면식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습니다).

나. 다음으로, { } 부분은 B 씨의 발언과 관련된 의문입니다. B씨의 {위에서 그럼 지켜주려고 했다는 건가요, VIP 쪽에서?}라는 질문에 이종호씨는 “그렇지”라고 맞장구를 칩니다. 왜 B씨는 굳이 ‘VIP쪽에서 지켜주려고 했다는 것인가요?’라는 취지의 질문은 하였을까요?

다분히 기획의도가 있는 유도성 질문으로 보입니다.

3. 기자님들께 취재를 요청하는 사항과 그 이유

가. 로비설과 관련된 일련의 뉴스를 보면, 누군가가 다음과 같은 스토리 즉, ‘임성근 사단장이 이종호씨 등에게 구명을 부탁하였고, 이에 따라 이종호씨가 가 김건희 여사를 연결고리로 하여 대통령에게 업무상과실치사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임성근 사단장에 관한 구명로비를 하였고 이에 대통령이 국방부장관에게 지시해 국방부장관은 7.30 결재를 뒤집고 7.31 이첩보류 지시를 하였다.’는 내용의 스토리를 만들고, 그러한 스토리를 사실로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려고 하는 듯합니다.

나. 하지만, 임성근 사단장이 오늘 새벽 배포한 입장문에 나오듯, 그러한 스토리는 각 사건이 발생한 시간 때문에 사실일 가능성이 없습니다. 이러한 스토리가 허위라는 점은 조만간 공수처가 이종호씨, A씨, 임성근 사단장의 통화 내역을 확인을 통해 바로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 구체적인 취재 요청 사항

사안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취재해 주십시오.

① B씨는 왜 8.9 이종호씨와 그런 통화를 하며 그런 내용의 발언을 유도하고 또 녹음까지 하였는지.

② B씨는 왜 이제 와서 그 통화 내용을 언론에 제보하고 공개하였는지.

③ B씨는 고객과의 비밀 준수의무가 있는 변호사인데, 잠재적 고객(실제로 사건을 수임한 적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므로)과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였다가 신고하고 공개하는 행위가 적법한 것인지.

④ 녹음내용을 공개하려면 이종호씨와 B씨의 통화 전체가 공개되어야 하는데, 왜 B씨나 언론은 일부만 나누어서 공개하는지 (대화 전체가 공개되어야 정확한 대화의 취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