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생 식당서 쓰러진 50대 목숨 구해준 세 학생을 찾습니다” (영상)
2024-07-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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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의식 잃고 한쪽 무릎을 꿇더니 '쿵' 소리와 함께 뒤로 쓰러진 남성
대학생들이 교내 식당에서 쓰러진 중년 남성의 생명을 응급 처치로 구하는 모습이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뉴스1은 학생 인터뷰 등 해당 사연을 취재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에 재학 중인 송기철(26) 씨는 지난 5일 오전 11시 30분쯤 동기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학교 학생 식당을 방문했다.
송 씨는 먼저 배식을 받고 테이블을 잡고 서서 동기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이때 동기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한 5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한쪽 무릎을 꿇더니 '쿵' 소리와 함께 뒤로 쓰러졌다.
송 씨는 재빠르게 달려가 남성의 손에서 식판을 치우고 맨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멀리서 식사 중이던 의학전문대학원생 A 씨도 상황을 목격하고 송 씨를 도우러 왔다. 송 씨의 동기는 배식을 멈추고 곧장 휴대전화를 꺼내 119에 신고했다.

송 씨는 10여 초 동안 남성의 반응을 확인하고, A 씨의 도움을 받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쓰러진 남성이 의식을 회복하고 일어나기까지 약 5분 동안 송 씨와 A 씨는 번갈아 가며 남성의 가슴을 압박했다. 그사이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송 씨를 도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의식을 되찾은 남성은 119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연은 사건 발생 사흘 뒤인 8일 오전 학내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 "참슬기 식당에서 선행을 베푸신 학생들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알려졌다.
학내 후생 식당 담당자 임형택 씨는 게시글을 통해 "식당에서 쓰러진 생활관 근무자가 의식을 되찾고 병원에 가기 전까지 심폐소생을 진행해 주신 학생, 함께 상태를 살펴주신 학생, 그리고 구급차를 불러주신 학생"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중앙대 학생들 폼 미쳤다",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네", "자랑스러운 학우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칭찬을 쏟아냈다.
이후 송 씨는 뉴스1을 통해 "초등학교 4학년 때 외할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이후로 심폐소생술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고등학교와 군대에서 심폐소생 관련 교육을 받을 때마다 주의 깊게 듣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언제든지 도울 수 있도록 교육에 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이 있기 두 달 전, 지하철 9호선에서 한 아주머니가 쓰러지는 상황을 목격하고 달려가 의식을 확인한 적이 있었다.
당시 옆에 있던 간호사가 응급처치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심폐소생술 전에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을 배웠고, 이를 이번 사고에서 실행에 옮겼다.
송 씨는 "살면서 처음으로 응급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려니 이게 오히려 독이 되는 행동은 아닐지 고민이 됐다. 3주 전 약대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3시간 정도 응급처치사 교육을 받았는데 '긴가민가할 때는 무조건 진행하는 게 맞다'고 하셔서 배운 대로 침착하게 행동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쓰러졌던 분께서 호흡과 의식을 회복하셔서 안도감이 들었다. 뉴스에서 선의의 행동을 하던 분들을 보고 많은 감탄을 했었는데, 제가 학교 커뮤니티와 주변 친구들로부터 칭찬을 들으니 부끄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