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갑자기 쫓겨난 한국인 감독 “굴욕스럽고 모욕적이다”

2024-07-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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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매체 인디안 익스프레스가 보도한 내용

백웅기 인도 양궁 대표팀 감독이 제33회 파리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으나 인도양궁협회(AAI)로부터 "올림픽 감독 역할에서 제외됐다"는 말을 듣고 다시 인도로 돌아갔다.

파리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앞둔 지난 19일 오후(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아래 설치된 타임키퍼가 ‘2024 파리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하고 있다. / 뉴스1
파리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앞둔 지난 19일 오후(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아래 설치된 타임키퍼가 ‘2024 파리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하고 있다. / 뉴스1

22일(현지 시각) 인도 매체 인디안 익스프레스, 힌두 등에 따르면 백웅기 감독은 파리에서 올림픽 경기장·선수촌 출입 신분증인 ‘AD(Accreditation) 카드’ 발급을 기다리는 중에 이 같은 일을 겪었다.

인도올림픽위원회(IOA)는 백 감독에게 "더 이상 양궁 대표팀 감독 역할을 할 필요가 없다. AD카드 발급 요청도 하지 않았다"라고 통보했다. 이어 지난 20일 오후 시간으로 예약해 놓은 인도 귀국행 비행기 표를 가져가라고 전달했다.

백 감독이 아무리 따졌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결국 비행기표를 들고 다시 인도로 돌아가야 했다. 백 감독은 “중요한 시기에 올림픽 코치 역할에서 제외됐다. 굴욕스럽고 모욕적이다. IOA의 부실하고 경솔한 행정으로 인해 외국인 코치들이 제외됐다. 다음 달 30일 계약이 만료되면 계약을 연장하자고 해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인도 대표팀과 2년 동안 훈련해 왔다. 이럴 거면 왜 돈을 들여 한국인 감독을 선임한 줄 모르겠다. 올림픽을 며칠 앞두고는 (대표팀이) 더 발전해 가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백 감독은 지난 20일 AAI 간부들로부터 귀국 비행기표를 받아 인도로 돌아간 후 한국행 비행기를 알아봤다.

현지 매체들은 인도양궁협회(AAI)가 백 감독이 제외된 지 하루 만에 한 물리치료사를 인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해당 물리치료사가 협회 사무총장과 가까운 사이였던 덕분에 백 감독 대신 들어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양궁협회 회장은 “선수들의 편안함을 협회는 최우선으로 했다. 협회는 이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협회는 각국에 일정 수량 제공되는 AD카드를 선수, 감독, 의료진, 행정 직원 등에게 배분한다. 인도 양궁 대표팀에는 코치 및 지원 스태프들에게 AD카드 4장이 발급됐다. 하지만 백 감독을 첫 번째가 아닌 5번째로 둔 끝에 파리에 남지 못하는 황당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한편 백 감독은 국내에서 2004 아테네올림픽 여자팀 코치, 2012 런던올림픽 여자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이후 인도에서 20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인도 양궁팀 총감독을 맡아달라는 제안에 합의했다. 그는 2022년부터 오는 8월 말까지 2년간 남녀 각 20명의 인도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맡기로 돼 있었다.

2024 파리 올림픽을 100일 앞둔 지난 17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 자정을 알리는 점등쇼를 선보이고 있다. / 뉴스1
2024 파리 올림픽을 100일 앞둔 지난 17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 자정을 알리는 점등쇼를 선보이고 있다. / 뉴스1
home 이근수 기자 kingsma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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